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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도 집에 바꿉니다

일상 에세이 ( 나만의 공간)

by 쓰는핑거

집에서 글을 쓰다 보면 가끔은 공간이 주는 감각이 새롭게 다가올 때가 있다. 같은 책상, 같은 의자에 앉아도 어쩐지 글이 풀리지 않는 날이면 나는 가구 배치를 바꾼다. 소파의 방향을 트는 것만으로도, 책상을 창가 쪽으로 밀어두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전환된다. 마치 새로운 곳에서 글을 쓰는 듯한 상쾌함이 밀려오고, 머릿속이 맑아진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우리 가족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와, 집이 바뀌었다!”라며 탐색하듯 새롭게 배치된 공간을 돌아다닌다. 반면,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절래절래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번 겪은 일이라서다. 하지만 나는 달라진 공간에서 다시금 설렘을 느낀다. 가구 하나를 옮겼을 뿐인데도 내 마음이 새로워지고, 글을 쓰는 자리도 더 생동감 있어진다. 꼭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내 작은 공간이 나만의 창작 공간이 되는 순간이다.



사실 소소한 일상이 주는 기쁨이란, 특별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작은 변화 속에서 느끼는 감각의 전환, 익숙한 공간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영감, 그리고 그것을 온전히 즐기는 시간 자체가 기쁨이 된다.




소소한 변화가 주는 깊은 의미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 우리의 삶을 만든다”고 말했다. 작은 변화도 결국 우리의 감정을 새롭게 하고, 나아가 삶의 태도까지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일상을 지루하게 보내지 않으려면 아주 사소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조깅이 그런 역할을 했지만, 내게는 가구 배치가 그런 역할을 한다.





집 안의 작은 변화는 일상의 리듬을 깨우고, 글을 쓰는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나는 기쁨을 발견한다. 누군가는 ‘별거 아닌 것’이라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 작은 변화들이 지루함을 없애고, 오늘을 새롭게 살게 하는 힘이 된다. 작은 변화 하나가 나의 감각을 깨우고, 삶을 더 새롭게 만든다.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변화를 만들면, 내 삶은 조금씩 다르게 빛난다.평범한 공간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면 특별한 곳이 된다.



과연 만만치 않은 무게를 자랑하는 원목가구들을 끙끙거리며 옮길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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