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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멈춤의 또 다른 나아감이다

글쓰기관련 한줄

by 쓰는핑거



“저 높은 곳을 어떻게 올라가야 하지?”

그 생각을 하는 순간,

나는 이미 멈춰 서 있는 건 아닐까?


방법을 묻기 전에,

제발 그냥 한 발을 내디뎌보자.


글쓰기도 그렇다.

완벽한 문장을 고민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가고, 한 주가 사라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억지로 써 내려간 한 줄이

오히려 나를 더 멀리 데려가곤 했다.


계획은 나를 지치게 한다.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어떻게 시작하지’

‘이게 괜찮은 문장일까’

그런 생각에 한참을 맴돌다 보면

하얀 화면은 여전히 텅 비어 있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아무 글이나 쓰기로 했다.


오늘의 내 감정,

오늘의 내 생각,

오늘의 내 마음.

그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일.


그게 글쓰기의 시작이고,

가장 좋은 글은 결국

오늘을 살아낸 내가 남긴 흔적일지도 모른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어느 순간 멈춰 선다.


눈에 띈 건 담벼락 너머 피어 있던 장미.

사진을 찍고는

나도 모르게 혼잣말처럼,

“예쁘다...”


그 한마디가 오늘의 감정이고,

그 감정 하나로도

충분히 글이 된다.





3월의 벚꽃,

5월의 장미처럼

어느 날 갑자기 활짝 피어나기 위해

긴 겨울과 봄을 지나왔을 그 기다림처럼,


글도 그렇게 쌓인다.

움직이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풍경들이 있다.


그러니 오늘,

생각을 멈추고,

한 줄만 써보자.


그게 언젠가

나를 가장 높은 곳으로 데려다 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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