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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보다 빛 나는 것은...

by 쓰는핑거


큰아이는 물욕도 없고 허튼짓도 하지 않는, 성실한 아이다.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공부하는 모습이 늘 대견하고 기특하기만 하다. 그런 아이에게 얼마 전, [전교 1등 패드 공부법]이라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공부하는 방법도 있더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본 영상이었는데, 아이가 진지하게 말한다.


“나도 패드로 이렇게 공부해보고 싶다.”


순간, 우리 부부는 주저하지 않았다.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는, 이 아이가 보여준 성실함과 책임감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낌없이 아이가 원하는 최신형 패드를 사주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이는 그 영상 속 장면 그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패드로 필기를 정리하고, 스스로 문제를 풀며, 암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기만 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이제는 책상 위에 수북하게 쌓이던 지우개 가루를 다시는 보지 못하겠구나.’


스마트한 공부법을 찾게 되어 아날로그 감성을 잊게 될까 아쉬우면서도 어쩐지 뿌듯해졌다. 며칠 전 어떤 선생님이 아이에게 질문하셨다.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니?”


아이의 대답이 내심 궁금해졌다.

혹시 경쟁심 때문일까,

아니면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서일까.

그런데 아이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열심히 해서 성적이 잘 나오면 기분이 좋아요.


아이의 말은 담백했지만, 그 안에 공부의 본질이 담겨 있었다.. 성적은 누군가와 비교하기 위한 결과물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한 만큼 얻어내는 기쁨의 증거라는 것. 아이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아이에게서 배운다.

노력한 만큼 성취가 주는 기쁨을 아는 마음,

그 마음 하나로 오늘도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힘을 말이다.


성적이 전부인 시대를 살고 있지만, .

성적보다 빛나는 것은 성실함으로

쌓아올린 아이의 하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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