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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견줄 수 없기에 더 귀한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행복한 엄마, 단단한 엄마!

by 쓰는핑거

저녁 시간이 되어 분주히 부엌을 오가던 내게 큰아이가 다가와 물었다.

“엄마, 안 힘들어?”



나는 잠시 손을 멈추고 웃으며 대답했다.

“힘들지. 그래도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하는 거지. 너희가 힘들어도 학생으로서 공부를 성실히 하듯이, 엄마도 엄마로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거야.”


그런데 아이가 이어서 던진 말이 마음을 쿡 찔렀다.


“엄마 너무 불쌍하다. 아빠는 나가서 일하면 돈이라도 벌지, 엄마는 이렇게 열심히 가사노동해도 돈도 못 벌고, 아무것도 엄마한테 돌아오는 게 없잖아.”


순간 가슴이 흔들렸다.

엄마라는 자리, 주부라는 직업이 가진 보이지 않는 무게가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름도 없고 빛도 없지만, 늘 그 자리를 지켜내는 일. 그 수고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것이지만, 동시에 결코 돈으로 보상받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곱씹어 보니 오히려 그 사실이 더 큰 가치를 품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내가 매일 차려내는 밥 한 끼, 치워둔 거실, 세탁기로 돌린 빨래는 단순한 집안일이 아니라 가족이 건강하게 웃고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아이들은 따뜻한 밥을 먹으며 자라고, 남편은 집이 든든하니 밖에서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내가 묵묵히 감당하는 이 자리가 사실은 가정을 움직이는 중심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때로는 보상 없는 수고가 서운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있어서 우리 집이 굴러간다’는 그 진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눈에 보이지 않아도, 숫자로 계산되지 않아도, 가정을 지탱하는 이 사명이야말로 세상 어떤 직업보다 크고 숭고하다.





“엄마의 자리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장 값진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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