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라는 똑똑한 비서를 정복해볼까
저녁상을 치우고 나면 하루가 후딱 지나가 버린 것만 같다. 아이들 숙제 챙기고, 반찬거리를 준비하다 보면, 글 한 줄 쓰고 싶었던 마음은 이미 지쳐버린 손처럼 힘을 잃곤 한다.
“오늘도 못 썼네…”‘
그 짧은 한숨이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할 때가 있습니다.
쓰고 싶은데, 왜 이렇게 어려울까?
사실 글을 쓰는 일은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하루에 쏟아지는 할 일 속에서, 글쓰기는 늘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이 되어버리기 쉬우니까. 그렇다고 글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글은 제 삶을 붙잡아 주는 중요한 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비서를 들였다. 요즘 글을 쓸 때 AI라는 똑똑한 비서를 곁에 둔다. 하루의 작은 장면을 떠올리면, 그 장면을 어떻게 글로 풀어낼 수 있을지 AI가 다양한 제안을 해준다. 그중 제 마음에 닿는 것을 골라 제 언어로 다시 풀어낸다.
예를 들어,
아이와 나눈 대화를 어떻게 글의 첫 문장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오늘 느낀 피곤함을 어떻게 작은 위로로 바꿀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AI가 여러 갈래의 길을 보여주면, 그 길 중 하나를 고르고 제 발자국을 새겨 넣어주는 것이다. 내 감성, 내 생각, 내 문체로 다시 바꿔줘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다.
“AI를 쓰면 내 고유함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요?”
맞다. AI가 쓴 문장을 그대로 가져오면 글은 누구의 것도 아닌, 흔한 글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다짐하고 정의해본다.
주제는 내가 정한다.
경험은 내가 쓴다.
해석은 내 언어로 한다.
AI는 어디까지나 비서일 뿐, 저자는 언제나 나이다. 그러니 오히려 저는 예전보다 더 자주, 더 편안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세바시강연]에서 이낙준 작가의 말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ai시대 글쓰기의 혼란스러운 이 시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화시킬 수 있을지 확실한 감을 찾게 되었다.
AI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자료조사, 묘사, 래피런스가 되는 단서까지 몇 초만에 제안해준다. 하지만 ai는 ‘대체자’가 아니라 ‘확장자’이다. 우리의 창의력과 잠재력을 강화시켜주는 창작의 도구로 활용하며 협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앞으로 작가는 ‘이야기를 먼저 구성하고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가슴이 확 뚫렸다.
아이들에게 밥을 차려주는 일이 쌓여 가족의 하루가 이어지듯, 작은 문장 하나가 쌓여 나의 글쓰기가 된다. 매일 거창한 글을 쓰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오늘의 나를 담은 한 줄을 남기는 것. 그 한 줄이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해줄 테니까. 똑똑한 비서와 함께, 그러나 언제나 인간이 주인인 글쓰기를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혹시 오늘도 글을 쓰고 싶지만 막막하다면,
한번 이렇게 시작해 보자.
오늘 기억나는 장면 하나
그 안에서 배운 마음 하나
그리고 그것을 나눌 한 줄
여기에 똑똑한 비서를 불러 도움을 받아보자. 그러면 어느새, 글쓰기가 더 이상 먼 길이 아니라 오늘의 나와 함께 걷는 익숙한 길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