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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예쁜 초록잎, 글보다 중요한 한 줄

오늘의 글쓰기

by 쓰는핑거

꽃집 앞에 섰다.

화병에 꽃 한 송이쯤 꽂아두면 집안이 환해질 것 같아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가격표 앞에서 잠시 멈췄다. 한 송이에 6천 원이라니.손끝이 머뭇거리다 결국 화려한 꽃 대신 초록잎사귀를 담았다.






집에 돌아와 무심히 툭 꽂아둔 초록잎은 생각보다 훨씬 더 예뻤다. 화려한 꽃보다도, 자연스럽게 뻗은 잎사귀가 공간을 시원하게 채워주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꼭 있어야만 할 것 같은 ‘꽃’이 아니라도, 충분히 예쁘고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집이 예뻐지는 건 값비싼 가구나 소품 때문이 아니었다. 군더더기 없이 정리된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자연스레 돋보이는 작은 것들 덕분이었다.



문득 글쓰기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거창한 수사나 화려한 문장으로만 완성되는 게 아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속 한 줄을 꺼내 적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예쁜 집은 정리된 공간에서 시작되고, 좋은 글은 정리된 생각에서 시작된다.’




오늘도 나는 한 줄 글쓰기로 마음을 정리한다.


그 한 줄이 모여 언젠가는

나의 삶을 닮은

한 편의 이야기로 피어날 것을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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