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지치지 말자!
“나 사표낼거야”
“주말마다 마치 식모가 된거 같아”
평일엔 아이들이 학교에서 영양 가득 채운 급식을 든든하게 먹고 오니 저녁 한끼, 까짓것 할 만하지 않은가? 그런데 신랑까지 있는 주말엔 삼시세끼를 다 해내야 한다. 남편은 간편하게 사 먹는 외식을 좋아하지만 주부입장에선 반가운 지출은 아니다. 물론 그 편안함을 많이, 자주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외식비는 지출의 타격이 상당하다. 그래서 이 한 몸 불살라 외식비를 줄이고자 삼시세끼를 차려내다보면 몸이 고단해지고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슬슬 극에 달하게 된다.
우리집 남자들은 배고프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하는 것 같다.잔뜩 먹여놨는데도 배고프단다. 나는 정말 “배고프다”는 말이 가장 무섭다. 사냥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내가 밥을 언제 할지, 밥이 언제나 다 지어질지 어슬렁거리는 남편의 모습은 예쁘게 봐줄래야 봐지지가 않는다. 한상 가득 차려놓고 맛있게 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흐뭇한 건 당연지사. 입맛 까다로운 남편도 맛있게 먹어주고 나면 주부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성취감도 몰려온다. 처자식들을 먹여살리느라 남편이 사낭터에서 사냥감을 물어오면 아내는 그 사냥감을 잘 손질하여 가족들의 배 속을 채워준다. 참으로 하나님께서 돕는 배필로 아내들의 역할을 잘 정해주셨다.
이건 내가 전업주부니까 하는 이야기이지만 둘이 함께 버는 워킹맘이 살림살이도 함께 끌어가는 이야기는 내 이야기와는 다른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겠지만....
살림, 청소, 식사 준비…
주부의 하루는 끝이 보이지 않는 노동의 연속이다. 마치 기계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가사노동이 돈으로 환산된다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닐까?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티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무게는 늘 가볍게 여겨진다.
가끔은 이 모든 짐을 던져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주방에 서고, 아이들 밥그릇을 채워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감사한 건 내 손의 수고로 가족이 평화롭게 식탁에 모이고, 정갈하고 따뜻한 음식으로 웃음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늘 감사만 할 수는 없는 게 엄마의 마음이다. 마음속에 불씨처럼 분노가 차오르고, 짜증과 화가 고개를 들기도 한다. “나만 희생하는 건 아닐까? 나만 힘든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몰려올 때면, 온 세상이 나만 외롭게 두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럴 때 필요한 게 뭐다? 바로 글쓰기이다.
책을 읽다 반짝이는 문장을 만나면, 그 울림을 글로 옮겨 적어본다. 복잡한 마음이 활자 속으로 스며들며 정리될 때, 나를 괴롭히던 혼란은 잔잔히 가라앉는다. 내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 속마음을 마주하는 순간 글쓰기는 치유가 된다.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다.
가정이 평화롭기 위해서는 엄마 자신을 잘 돌보아야 한닼 나 자신을 바라보고, 마음을 살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언제나 글쓰기였다. 글쓰기를 하면서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집중하고, 표현하며, 스스로를 인정해본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고, 모른 척하며 살아가기 쉬운데 글을 쓰다 보면 그 습관이 사라지고, 마음의 불필요한 짐도 내려놓게 된다
건강한 엄마, 행복한 나.
글쓰기는 결국 나를 지켜주고,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가장 작은 쉼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