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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의 퍼스널브랜딩

그래도 행복하비다

by 쓰는핑거


아침 일찍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아침메뉴이다. 아니, 어쩌면 자기 직전까지도 생각하는게 ‘내일아침 아이들 뭐 해주지? 저녁은 뭐 해먹지?’ 이다.


고민한 시간이 무색하게 아침 메뉴를 대충 차려서 부지런히 아이들 학교에 보내놓고 나면 집안일과의 한판 대결이 벌어진다. 월요일은 특히 일주일동안 쌓여있던 묵은 때를 벗겨내는 날이다. 오늘은 집안일 제끼고 내가 하고 싶은 일 바로 하려고 했는데 이미 아이들 학교 보내놓고 부지런히 집안정리하는 것에 길들여진 몸뚱아리는 엉망이 된 집을 모른척 하지 못하고 하나하나 벽돌 깨듯이 정리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후련한 마음을 커피 한 잔 들이키면 나의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전엔 이런 일상이 조금은 ‘평범하다’고 느껴다. 늘 비슷한 하루의 반복 속에서 ‘나’라는 사람은 어디쯤 있을까,

살림이라는 일상에 묻혀 점점 흐릿해지는 나를 붙잡고 싶어졌다. 그때 만난 게 글쓰기다.


처음엔 하루의 기록이었을 뿐이다. 그냥 오늘의 밥상 사진, 아이의 말 한마디, 작은 생각 하나. 하지만 그게 쌓이면서 어느새 ‘나만의 이야기’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고, 또 다른 연결이 되기 시작했다. 퍼스널 브랜딩은 거창한 게 아니였다. 사람들은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하면 거창한 목표나 전문성을 떠올리지만,사실 그 시작은 **‘지금의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일’ 임을...







나는 전업주부다.

살림을 하고, 밥을 짓고, 아이를 키우고, 남는 시간에 쓰고 싶은 글을 쓴다. 여기 브런치 뿐 아니라, 블로그, 스레드, 인스타도 운영하고 있다. 누군가 보기엔 평범한 하루지만, 그 속에는 내가 만들어가는 작은 브랜드의 결이 담겨 있다. 매일의 밥상은 성실의 기록이고, 하루의 글쓰기는 생각의 흔적이 되었다.


내가 쓴 글 한 편,

정리된 거실 한켠의 사진 한 장,

아이와 나눈 짧은 대화, 한 찰나가 모두 합쳐져서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요즘은 세상은 ‘대단한 사람’보다 ‘진짜 사람’을 원하는 것 같다. 예쁘게 포장된 이야기보다 조금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목소리에 더 마음이 가는 시대. 그런 시대속에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쳐낼 수 있는 시대.





퍼스널 브랜딩은 ‘나를 보여주는 일’이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색이 있고, 살아온 이야기가 있다. 그걸 꾸밈없이 꺼내놓는 순간, 사람들은 그 진심을 느끼고 그 진심이 브랜드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SNS는 나의 작은 무대이다.

나는 오늘도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을 올린다.

정리된 주방, 노을빛 거실, 손에 쥔 커피잔, 그리고 짧은 한 줄 글

“오늘도 작은 성실을 쌓아갑니다.”


사람들은 그 사진을 보고 ‘예쁘다’고 말하지만사실 그 뒤에는 밥을 태우고, 설거지하다 허리 아프고, 아이 숙제 도와주며 눈물 삼킨 하루가 있었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 카메라를 들고, 글을 쓴다. 그렇게 하루하루 반복해나간다. 그게 바로 나다운 퍼스널 브랜딩의 힘이 아닐까?남처럼 완벽하려고 애쓰지 않고,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매일 조금씩 써 내려가는 것.그게 진짜 브랜딩이고,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과정 아닐까?


살림과 글쓰기, 그리고 나

살림은 내 몸을 움직이는 일이고,

글쓰기는 내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었다.


둘은 항상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다.

밥을 짓듯 글을 쓰고,

하루를 다듬듯 문장을 다듬어본다.

그 반복 속에서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퍼스널 브랜딩은 결국

‘무엇을 보여줄까?’보다 ‘어떻게 살아갈까?’의 문제이다. 오늘도 나는 밥을 짓고, 아이를 품고, 글을 쓴다. 그 하루들이 모여서 누군가에게는 ‘브랜드’로, 나에게는 ‘삶의 증거’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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