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핑거 Aug 10. 2021

아들만 셋이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죠?

#5 아들만 셋 이여서 감사한 날들이 시작되다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아들만 셋이에요?'라는 말이라고, 앞 전에 소개한 적이 있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아들만 셋이에요?" 

에 플러스 하나 더!

'아들만 키우면서 어쩜 그렇게 고상하고 우아해?

소리 한번 안 지르지?"였다.


처음에는 정말 그랬다.

소리 한번 안 질렀다.

소리 지르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 않았고, 소리 지르고 우락부락 키우는 성격도 못 되고, 정말 소리 지를 일이 없었다. 아들 들치고는 참 착하고 온순한 세 녀석들이다. (태교를 잘해서 그런가?? 흠흠)

태교를 특별히 잘했다기보다는, 믿음 생활하면서 경건하게, 평안하게 임신 기간을 잘 보냈다. 참 감사한 일이다. 나의 성격과 남편의 성향과 유전적인 요인들도 많이 작용하겠지만, 태교의 역할도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남자아이다.

아이들이 조금씩 커갈수록,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셋이 될수록 점점 소리를 질러야 하는 날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소리 지르지 말고,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주고 사랑으로 키우자'가 육아 신념이었기에 정말 많이 신경 썼다. 하지만 인격적으로 대우하든 아니든, 남자아이들은 특유의 본성과 기질로 소리를 한번 빽 질러줘야 말을 듣는 특성이 있긴 하다.


나는 목소리가 크지 못하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기도 하다.

겉모습도 굉장히 여성적이다.

이런 내가 아들들을 셋이나 키우는 모습도, 아들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들도 지인들은 믿지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 아이들은 남자아이 들치고는 착하고 온순한 편이 맞다.



남자아이들은 정말 뒤끝이 없어서 너무 좋다.

불같이 화났다가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린다.

이게 은근히 편하다.

여자아이들은 마음을 만져줘야 하고, 오랜 시간 삐져있고 토라져있고... 하지만 남자아이들은 마음을 좀 만져주려고 옆에 앉혀놓으면 1분 안에 자기가 하고 싶은 다른 생각들과 호기심들로 가득 차 버린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된다. 그 단순함이 처음엔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다. 아이들의 그런 단순함이 사랑스럽다.



요즘 아이들이 커 갈수록 아들만 셋이어서 정말 좋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듬직하고 든든하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감사하고 좋은 건, 셋이 너무 잘 논다. [다자녀 가정 아이들은 친구도 필요 없다]라는 말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 사실 아이들이 어릴 땐 실감하지 못했다. 지금 큰 아이가 11살, 둘째가 8살, 막내가 6살인데 이제야 조금씩 그 말이  실감이 난다.  나이가 고만고만하다 보니, 셋이 너무너무 잘 논다. 큰 아이랑 둘째 아이는 완전 절친보다 더 친하고 우애가 좋다. 둘이서도 잘 놀고 셋이서도 잘 논다.






작년 여름에 큰 아이랑 둘째 아이가 이모네 집에서 2박 3일 동안 지내다 온 적이 있는데, 막내만 데리고 있으니 세상 편할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막내가 형아들만 찾고 통 놀지를 못했다. 형아들 따라다니며 곁에서 잘 놀던 막내였던 걸 잊어버린 것이다. 정말 놀지도 않고 내 옆에만 찰싹 붙어 있어서 형아들 없는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첫째와 둘째가 아무래도 잘 놀다 보니, 막내는 좀 소외되나 싶기도 했는데, 요즘 큰 아이가 학원에 가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또 자연스럽게 둘째랑 셋째 아이가 부쩍 가까워지고 친해졌다. 둘이서도 잘 놀고 셋이서도 잘 놀기 때문에 사실 아주 어렸을 때 놀아준 거 빼고는 아이들과 놀아준 기억이 정말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이 잘 노는 시간은 나에겐 꿀 같은 자유시간이다. 그 시간에 나는 블로그와 인스타, 브런치 활동도 하고 틈틈이 책을 읽으며 자기 계발에 몰두할 수 있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우애 좋은 형제들!


코로나 시대에 집에만 있다 보니 다들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 집은 그렇지 않았다. 그 시간이 너무 평안하고 감사하고 좋았다. 그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이 더 가까워진 거 같다.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서 힘들어하고 심심해하는 이유는 놀게 없기 때문이다. 놀 사람도 없고, 부모가 놀아주는 건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아마 외동아이들이 상당히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셋이 너무너무 잘 논다.

아들 셋 낳길 정말 잘했다.

집에서도 잘 놀고 밖에 나가서도 잘 논다.

놀이터나 공원에서 놀고 있어도 셋이 얼마나 잘 노는지, 모르는 친구나 동생들이 늘 끼어서 놀고 싶어 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중간에 딸이 있었어도 좋았겠고, 남매들도 사이좋게 잘 지내는 가정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동성의 힘은 강하고 큰 것 같다. 통하는 부분도 많고 공감대도 많이 형성되니 좋을 거 같다. 서로 함께 자라면서 형아들의 잘하는 모습, 또는 부족한 모습까지도 거울삼아 똑같이 행동하는 동생들을 보면서 '큰 아이 하나만 잘 기르면 동생들은 그냥 따라오겠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뭐 이건 아이들이 다 크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장담하 수 없지만, 자녀들이 가정에서 부모들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나는 것처럼 형제지간에도 큰 아이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거울같이 똑같이 모방하고 시키지 않아도 따라간다.




다행히 첫째 아이가 욕심도 있고 정도 많아서 동생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아주 잘 주는 멋진 형 아이고 공부도 곧잘 하고 있어서 배울 것이 아주 많은 형아라는 점이 참 감사하다. 요즘 공부의 재미와 성취도에 푹 빠져서 제대로 공부 중이다. 공부머리가 있는 아이인데, 어떻게 키워야 하나 늘 고민이 되었고 늘 하나님께 물으며 기도했는데, 아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얻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스스로 찾게 되더니 완전 공부에 재미가 들려있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과 시너지를 주고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셋 낳길 잘했다. 또 아들 셋이어서 너무 좋다'라고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아들 셋 낳길 정말 잘했다.

귀한 아들 셋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작가의 이전글 현숙한 여인을 꿈꾸는 전업주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