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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녕 Aug 28. 2024

8장. 도넛은 왜 그렇게 유행했을까

우리나라의 호들갑은 참 재밌어



글을 쓰고 싶을 때는 자동으로 브런치로 향하게 되는게 신기하다.

나의 속 마음을 마구 써내려갈 수 있는 창구가 있다는 사실이 참 소중해


이번 글에서는 호들갑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도넛을 데려왔다.

요즘 나의 다짐은 " 호들갑을 잃지 말자 " 이다. 사실 매일 호들갑 떨면서 살때에는 호들갑에 대해 별 생각 없다가 점점 호들갑을 잃어가는 .. (사회에 쪄들어가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부터 호들갑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호들갑 ? 

말만 보면 되게 부정적인 느낌도 담겨있다. 적어도 나는 호들갑을 좋게만은 생각하지 않았다.

평소 감정 표현이 적은 편이였던 탓이다. 그럼에도 내가 호들갑을 가득 떨게 되던 순간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내가 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유독 호들갑을 떨까를 생각해보니,

고등학생으로 돌아간다. 고등학생은 참 신기하리만큼 시간이 없다. 그렇게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는데도

눈 감았다 뜨면 왜 밤인가? 마음 편히 쉬는 시간 없이 쭉 한자리에서 흘러가는 잔잔하지만 전쟁인 고등학생의 일상 속 유일하게 주어진 즐거운 시간이 하나 있다.

바로 점심과 저녁.

사람이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의 점심, 저녁 1시간은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시간이다.

정말 최고의 행복을 느껴야만 나머지 12시간을 버텨낼 수 있다.


최고의 행복을 느끼는 방법?

온전하게 그 맛을 느끼며 난리치는 방법이였다 ㅎㅎ

어머어머어머 이거 너무 맛있어 대박 미쳤어!!!!!!!!!! 소리 치면서 먹는 것.

이를 넘어서 sns 비공계에는 내가 먹는 모든 것들이 올라오곤 했다.

" 얘들아 제발 이거쫌 먹어봐 , 얘들아 제발 여기 가봐야해 " 

이렇게 했을 때의 즐거움이 내 인생의 낙이였다



이런 행복을 통해 느낀 건 호들갑이 좋은 점이 많구나! 였다.

그 뒤로 호들갑의 장점을 알리곤 한다. 이왕 맛있는 거 먹으면 올리고 떠들고 이거 맛있지 저거 맛있지 이야기 나누고! 얼마나 신나는 삶인가?


이런 호들갑 덕에 우리나라는 맛있는 음식들이 참 빠르게 나온다.

장점이자 단점이긴 하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큰 장점,

우리는 끝없이 맛있고 새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의 시작점이 도넛 신드롬.

노티드 도넛이 열어버린 빵의 신세계.

우리나라 사람들의 호들갑을 진정으로 느껴버린.


2022년, 당시 노티드 도넛을 안먹은 당신은 진정한 istp(?)

유행하는 거면 청개구리 심보가 작용하는 사람들 제외하곤 다들 먹어본 듯한 노티드 도넛..

나 역시도 도넛을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괜히 노티드는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였다. (내 선택이 아니라.. 타의적 칼로리ㅎㅎ..) 모든 sns 중독자의 스토리에는 한번쯤 올라온 노티드 도넛은 우리나라가 도넛에 이렇게 진심이던가 싶었다. 




나름 빵순이로써 , 인스타그램을 활발히 하면서 노티드를 안먹는 건 대의에 어긋났다.

압구정을 지나다니면 노란 풍선과 함께 매일 줄로 가득 차 있던 노티드 앞.. 30분 정도 줄서고 들어갔을 때

내부는 정말 정신없이 쓸어가는 사람들과 먹고 있는 사람들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내 감성에 맞는 사진 스팟도 아닌데 거기서는 사진을 찍어봐야 할 것 같았다. 역시나 먹으면서 소리를 소리를.. 얼마나 질러댔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렇게나 맛있는 건 아닌데 유튜브를 찍고 사진 리뷰를 하는 게 일상이 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우아아아아 야 이거 크림 미쳤어 야 개부드러워 와 녹는다 야


그렇게 노티드는 또 맛있는 음식으로 내 기억에 남았고

그때 친구랑 겪었던 경험이 생생히 기억에 난다. 호들갑을 떨면 기억력도 좋아지는 장점이...



이런 호들갑이 무조건 음식이여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사람마다 조금은 더 좋아하는 대상이 있을 것이다. 근데 조용히 좋아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호들갑과 함께 과정해서 좋아하면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 된다고 확신한다. 

중학교때 블락비를 좋아하던 기억이 아직까지 행복한 이유는 늘 호들갑떨면서 콘서트부터 팬미팅 다니고 난리쳤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이가 들수록 호들갑이 적어지며 인생에 웃음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욱 호들갑 떨면서 살아보자. 더욱 즐거운 건 즐겁게 ! 신날 때는 신나게! 사람들한테 소리도 쫌 질러보고 맛있다고 외쳐보고 예쁘다고 외쳐보고


어웅 오늘도 브런치 쓰느라 즐거워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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