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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녕 Jul 01. 2024

7장. 쿠키가 왜그렇게도 먹고싶었을까 #동명양과자점

쿠키전성기의 시작




#동명양과자점

광주 동명동에서 쿠키를 택배로 유행시킨 장본인같은 베이커리.

쿠키반죽을 먹는 듯한 꾸우덕한 쿠키와 크림치즈쿠키를 널리 전파한 곳,

4년째 인생 쿠키집은 동명양과자점이라고 말하곤 한다.


인스타그램에 #쿠키탑 을 쌓아올려 햇살과 함께 사진찍는게 너무 즐거웠던 그 시절의 나.

다시 봐도 영롱하긴하네.. 이 때 이 사진 하나 찍으려고 뒤에 천 깔고, 햇살 가득 들어오는 시간대에 추운 겨울임에도 온 창문 다 열로 열심히 찍곤 했다 ㅎㅎ






1. 빵 택배의 서막


빵을 택배로 먹는다고?

아직도 놀래는 사람이 많다. 지금 빵순이들에게는 꽤나 흔한 일이기도 하다. 거의 모든 베이커리가 인제는 빵택배를 티켓팅처럼 열고 전국으로 빵을 배송시키곤 하더라.

뭐든 택배가 가능해진 시점은 역시 코로나 이후이다. 많은 빵집들과 베이커리들 역시 타격이 컸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빵순이 소비자 역시 타격이 컸다. 빵 먹으러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즐거움도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매번 매체를 통해서만 핫한 빵집들을 보고 침만 흘리고 있었다. 

나 역시도 부산에서 20년도에 서울에 올라오면서 정말 다양한 빵집을 가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올라오고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빵 하나 먹기도 더 힘들어 진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빵순이겠는가?

지독한 빵순이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지! 다행히도 방법은 많은 사장님들이 찾아주셨다. 그 중에서도 동명, 즉 광주의 동명동에 위치한 쿠키집 동명양과자점. 이 곳은 이 당시 정말 핫하게 떠오르던 쿠키집이였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두께감의 쿠키가 사람들의 마음을 홀렸던 것이다. 사진만 봐도 엄청난 부재료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쿠키의 페러다임을 바꿨다. 


이때만 해도 쿠키집이 부산에는 '마이페이보릿쿠키' '올더어글리쿠키' , 광주의 '동명양과자점' 정도가 메이저하게 떠올랐고 이곳들이 핫해지자 다른 다양한 쿠키집들이 생긴걸로 안다.(빵순이 체감상이기에 정확한 정보는 아니다.)(이 글은 정보성 글이 아닌 빵순이의 에세이정도로 봐달라)

마이페이보릿쿠키가 이때 쿠키 하나에 4000원대였는데 이게 너무나도 비싸게 느껴져 포기했던 걸 생각하면 물가도 참 많이 올랐나보다. 인제는 쿠키 하나가 5천원을 기본으로 넘기에..


그런데 동명양과자점 쿠키는 더더욱 비쌌다. 늘 한 세트로 판매를 했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진 듯하다. 한세트에 3만원이 넘었으니.. 그럼에도 너무너무 궁금했고 진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라는 기분으로 빵켓팅에 동참하였다. 한주에 한번 정도밖에 안열리다보니 전국 빵순이들이 몰려 금방 마감되곤 한다. 이때부터 점점 빵켓팅, 빵켓팅이라는 단어가 나왔던 것 같다. 




2. 기다림의 미약


사실 나는 빵택배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신선하지 못해보여서? 

아니다.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뿐.. 


지금 샀으면 당장 먹고 싶은데 택배 출고가 보통 3일에서 일주일 이상도 기다려야 하기때문에 빵을 먹기까지의 여정이 너무나도 길다. 사기전부터 고민하고 결제하느라 두근두근 되는데 그 마음을 가지고 일주일이나 버티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나 구매를 결정하는 데 까지도 오래걸린 동명양과자점인탓에.. 하루하루 후기들 찾아보면서 어찌나 침을 흘려댔는지...


후기들을 보는 데 이 쿠키는 도착하고 바로 먹는 것 보다 하루 숙성(?)시키고 먹는게 더 맛있다는 말에 또 낙담했다. 기왕이면 산거 가장 맛있게 먹고 싶은데 하루를 더 기다리라니.. 아주 고문이다 고문.. 

그래서 그런지 여기 쿠키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한번만 사는게 아니라 꾸준하게 계속 구매한다. 냉장고에서 쿠키가 떨어지지 않도록




그리고 몇일 뒤,

드디어 도착했다. 하얀색 아이스박스가 우리집 앞에 놓여있는데

그 어떤 선물보다 기쁘딥다.. 나에게 주는 선물로 최고네.. 

나란 인간.. 낯선 사람이 음식 사준다하면 고민도 안하고 따라갈 사람일 듯 싶다.. 으이구




냉장 숙성 기다릴까? 말까? 그냥 먹을까? 

(기억이 잘 안나서 그때 내가 쓴 후기를 다시 보니..) 2일이나 냉장 숙성 기다렸다는 나.. 용자다

이때는 무려 맘모스 쿠키라서 더 못 기다렸다. 맘모스는 못참지!


근데 이 선택은 조금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동명은 맘모스보다 기본 쿠키지가 더 맛있어서 부재료가 가득 들어있으면 동명만의 꾸덕한 쿠키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가 어렵다.



3. 묵직함이 주는 쾌감


나는 유독 보기에 만족감 큰 빵들을 좋아했다. 

이를테면 맘모스, 맘모스, 맘모스 .. 

선호하지 않는 빵은 작고 소중한 휘낭시에.. 마들렌 같은 구움과자류?

누구 코에 붙이나! 크기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쿠키도 동명의 킹까까 정도 되야 한다.


동명은 큰 쿠키로 유명하다. 킹까까 라는 이름하에 중량이 200g은 족히 넘는 쿠키란 말이다.

보통 우리가 흔히 먹는 서브웨이 쿠키들이 60-70g인 것에 비하면 3배가 넘어버리는 묵직함이다.

그렇기에 후식으로 먹기보다 정말 한끼 대체용으로 먹곤 했다. (건강은.. 모르겠고..)


특히 내가 처음 먹었던 동명의 쿠키는 맘모스킹까까로

쿠키지 속에 팥앙금과 밤들이 가득하게 차서 정말 난생처음보는 묵직함이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늘 사람들은 새로운 비주얼에 끌린다.

지금은 이 맘모스쿠키가 잘 안나오는 거 보면 한철 유행이였나보다.


맛을 설명해보자면,

이건 쿠키.. 라고 할 수 없다. 정말 빵이다 빵!

특히나 쿠키도우의 맛이 되게 특별했는데, 재료의 맛이 진해서 단맛이 강하지는 않았고

쫀득함과 꾸덕함의 그 사이, 묵직한쫀득함에 식감이 정말 좋았다. 약간 덜익은 반죽느낌이라고 표현하곤 했는데 미국에서는 진짜 쿠키반죽을 안익히고도 먹는 다고 한다. 굽기전 쿠키반죽을 정말 맛있게 만들어둔 느낌?


뭔가 예상한 맛이 아니라 처음에는 응? 싶었는데

이 쿠키.. 시간이 갈수록 생각난다. 보통 첫입에 콱 ! 맛있는 맛들은 먹다보면 물리곤 한다. 그래서 한계치를 초과해서 먹으면 또 먹고 싶은 마음은 안든다. 그러나 이 친구는 계속 생각난다. 손이가요 손이가.. 

그 뒤로 기본 동명 쿠키가 너무 먹고싶었는데 또 기다림의 미학을 견뎌내라고?


한 참을 참아내다가 동명양과자점에서 이벤트를 여셨고 나는 아주 진심을 다해 지원했다. 진짜 그 어떤 로또보다도 진심이였던 것 같다. 동명 사장님이 라이브방송도 자주 하곤 했는데 모든 라이브 방송에 참여해서 보곤 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이벤트에 당첨 되었을 때 엄마한테 달려가서 난리 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귀여운 빵순이.




그렇게 또 한번 더 먹게 된 동명 쿠키는 나의 인생쿠키가 되었고

이 곳에서는 꼭 마카다미아 쿠키를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행히도 인제 이곳은 서울에서 오프라인으로 쉽게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신세계 강남만 가도 다양한 종류의 쿠키부터 빵들이 판매중이니 궁금하다면 한번 도전해봐라! 쿠키도 맛있지만 쫀득빵부터 떠먹는 케이크들도 다 추천한다







주관적인 빵순이의 빵에 담긴 추억들과 맛들을 소개합니다 

더 자세한 빵 일기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sing_note_s2 로 와주세요 

다채로운 빵세상을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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