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월, 화, 수, 목, 금. 혹은 토요일까지. 어쩌면, 일요일까지도 자신의 꿈을 반납하며 부족한 현실을 채워나가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예전에 꿈꿨던 모습과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일터에서 만난 아저씨의 말처럼 현재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 채,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 말만큼 한 인간이 현실에 취해 현재의 시간을 잃어가는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말도 없을 것이다. 청년은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살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현실이라는 환경은 무서우리만큼 쉽게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므로.
돈이 없다는 현실. 이것을 감당하며 지속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렇게 해서 원했던 일들이 이루어진 이들은 끝내 박수를 받겠지만,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며 세상을 부정하고 싶어 질지도 모른다. 마치 예전 청년의 모습처럼.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시간이 지나 돌아보았을 때 그것이 그렇게 후회할 일일까? 무언가를 시도했을 때 처참히 실패한 경험은 잠시 분노를 유발할지언정, 훗날 후회를 유발하진 않는다. 그 시절 무언가를 도전할 수 있었음에도, 두려움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후회가 되지 않겠는가. 무언가를 시도하고 실패할 절대적인 시간. 사람들은 그 시간을 '젊음'이라 부르고, 그것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엷어져 갈 테니까 말이다.
꾸준히 돈을 모아뒀기에 약간의 여유가 생긴 청년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고심하기로 한다. 20대 시절 즐겁게 가지고 놀았던 기타,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판했던 경험 등. 비록 그 시절 청년에게 '돈이 안 되는 것들'이었지만, 확실하고 분명하게 큰 의미를 가져다주는 것들이었다.
청년은 악기점에 가서 새로운 기타를 구입했다. 돈이 안 돼도 상관없었다. 기타 연주는 그를 살아있게 해 주었다. 돈을 버느라고, 현실을 메꾸느라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20대의 추억들과 가슴 설레는 느낌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다시 펜을 잡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꿈, 스테디셀러 작가. 청년은 그런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는 다시 작가들의 플랫폼, 브런치 brunch에 자신만의 글을 기고하기 시작한다. 브런치엔 청년과 비슷한 꿈을 가진 많은 작가가 있었다. 그들이 쓴 글의 종류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글, 여행을 기록한 글, 요가의 장단점을 설명해주는 글,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글, 해외유학의 생생한 경험을 담은 글, 직장생활의 현실을 폭로하는 글, 결혼 혹은 이혼에 관해 조심스럽게 써 내려간 글, 울컥한 감정을 털어놓고 싶어 쓴 글, 앞으로의 포부와 꿈을 담은 글 등.
순간순간 살아있는 감정이 담긴 글들의 별천지와 같은 공간. 그 공간에서 별처럼 밝게 빛나는 작가들 혹은 작가의 꿈을 가진 이들. 그들 중 누군가는 자신이 써준 글을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고 푸념하기도 하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작품을 써도 '돈이 안 돼서' 떠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청년은 이제 알고 있다. 돈이 어떻든, 결과가 어떻든 각자가 살아낸 시간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표현한다는 사실은 그 누가 뭐라고 해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고유한 의미가 있음을.
청년은 현실에 당당히 맞서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돈만 보지도, 꿈만 보지도 않기로 했다. 그 둘의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원하는 삶을 놓지 않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면서도, 현실을 놓지 않기 위해 싫어하는 일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것이 지금 31살의 청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후회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잘 사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린아이와 같았던 청년은 좀 더 성숙한 어른으로 한 단계 성장을 거듭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래왔듯이,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