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6 - 변화의 시작

Begin again

by 강 사무장

정신을 차려보니 청년은 자신의 수중에 돈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많던 당첨금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돈이 쉽게 사라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많이 저지르는 실수를 청년도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적은 액수라도 복권에 당첨되면 어떻게 '소비'할지를 고민한다. 대부분은 제대로 된 방법을 몰라 가족들에게 돈을 나눠주거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 액수의 돈을 남겨 놓은 채 크게 의미 없는 것들에 펑펑 써 댄다.


청년도 마찬가지였다. 가족들에게 당첨금의 절반을 나눠준 뒤, 남은 돈으로 그동안 '돈 문제'로 쌓여 있었던 '억압'을 풀기 위해 신나게 소비를 즐겼다. 맛있는 음식, 멋진 옷, 호화스러운 여행 등. 쓰고, 쓰고, 또 썼다. 그에겐 오직 소비만이 유일한 돈 활용방법이었다.


세상은 청년에게 '신호'를 보내고 '진실'을 알려 주었을 뿐, 그 신호를 어떻게 대처하고 그 진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얼마의 돈이 생기든, 시간이 갈수록 통장잔고가 줄어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청년에겐 아무런 경제관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청년은 모든 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단 하나,


나이를 먹었다



는 사실만 빼고 말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청년은 괴로움에 머리를 감쌌다. 돈이 있다가 없으니 더욱더 괴로웠다. 잘 나가는 사업가나 부자들이 크게 한번 망하면 왜 자살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한번 '돈맛'을 본 사람은 당장 '돈 없음'의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청년에겐 죽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마음대로 태어난 것이 아니므로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게 세상의 순리라고 믿었다. 돈이 있든 없든, 살고 싶든 아니든, 행복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태어났으면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살아야만 했다. 그것만큼은 그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청년의 인생 철학이자 신념이었다.


그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생존을 해야 한다. 생존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돈이 있었어도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복권 당첨의 경험은 청년에게 돈의 '액수'보다 돈 자체를 '관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그렇다. 어차피 돈에 얽혀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은 너무 매운맛이 되어 버린다.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쓰고 싶은 욕망은 또 어떻게 억눌러야 할까.


청년은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다.


"예금/적금/주택청약은 필수입니다. 은행에 맡기고 꾸준히 저축하십시오."

"덜 쓰고, 덜 먹고, 덜 입고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 매세요. 무조건적인 절약과 절제만이 답입니다."

"괜찮은 주식을 골라 투자를 한 뒤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야 합니다."

"국내 및 외국 ETF에 투자하여 복리 효과를 톡톡히 누리세요."

"부동산에 돈을 묶어놓으면 불필요한 소비를 막을 수 있죠. 어떻게든 목돈을 모아 부동산을 사세요!"


'이게 다 무슨 소리야?'


알 수 없는 경제용어들이 가득했다. 유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는 '절약'과 '저축' 두 개뿐. 물론 그 두 단어조차 지금껏 청년의 인생 사전에 없는 단어들이었다. 게다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 기준조차 없었던 청년은 혼란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시 잡는다.


'그래,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부터 새롭게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