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ause to yourself
노인은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청년 시절이 담긴 빛바랜 사진을 보며 깊은 추억에 잠겼다.
'그땐 그랬었지….'
지천명과 이순을 넘어 고희를 맞이한 노인은 이 나이가 되면 인생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 인생은 몇 마디 문장과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그 '무엇'이 아직까지 무엇인지는 몰라도, 확실한 건 지금까지 노인은 주어진 인생의 문제들을 잘 해결해왔다는 사실이다.
노인의 곁에는 30여 년을 함께한 그리고 죽을 때까지 함께할 아내와 두 딸이 있었다. 최근엔 둘째 딸의 출산으로 생애 첫 손자를 보게 되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노인은 젊은 시절엔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기쁨과 경이로움을 느낀다.
하루하루의 기쁨. 이것이 모여 인생이 되고 역사가 되는 것이 아닐까.
괴롭고 슬픈 날 속에서도 기쁨을 찾아내는 게 인간이라는 존재니까.
아무리 힘든 순간이라도 지나고 보면 별 거 없었던 경우가 많다. 젊은 시절에 느꼈던 돈 문제와 세상이 주는 무언의 압박은 정말로 견디기 힘든 것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지금의 노인에겐 그렇게 고민할 수 있었던 그 시절조차 너무나 그리운 것들이었다.
현재 노인은 돈 걱정 없는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때때로 살아 숨 쉬는 젊음의 조각들이 가슴 깊은 곳에서 빅뱅과 같이 터져 나오는 것을 느낀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노인이 청년으로 돌아간다면 인생을 더 멋지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좌절의 시간을 빠르게 빠져나와 더 힘차고 더 밝게 더 희망차게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노인은 알고 있다. 다시 돌아가도 어쩌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고, 같은 수렁에 빠지고 같은 좌절을 겪을 것임을. 그래도 그것은 나름대로 괜찮다는 것을. 그런 어리숙한 경험이 모여 인생이 된다는 것을.
여전히 노인은 한 번씩 낡은 기타를 꺼내 연주를 하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쓴다. 청년 시절의 좋은 습관들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유지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것이 돈이 되든 안 되든,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가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해 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오늘은 황혼을 맞이한 인생의 첫 시작이다. 지금은 새롭게 시작한 하루가 저물고 있다. 그 하루의 끝에서, 노인은 청년 시절의 자신과 혹은 자신과 같은 고민을 겪고 있을 이 시대의 청춘에게 메아리치듯 글을 써 내려간다.
돈보다 중요한 것, 시간. 그 시간들을 치열하게 견뎌내고 용감하게 살아낸 당신에게 기꺼이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