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글
교만해진 거북이와 겸손함을 갖춘 토끼
때는 21세기, 한 마을에 토끼와 거북이가 살았다. 종족은 달라도 이들은 상생하는 관계였다. 이 마을은 정기적으로 달리기 대회를 개최했는데, 그때마다 토끼들은 번번이 거북이들에게 우승 자리를 내주었다. 도저히 토끼가 거북이를 이길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그때, 이번 경주에 참가할 토끼에게 한 거북이가 찾아온다.
거북이 : 토끼야, 작년 경주에서 네가 방심해준 덕분에 두둑한 상금을 받았어. 뭐, 사실 네가 졸지 않았어도 당연히 내가 이겼을 테지만 말야. 혹시 괜찮으면 이번에도 나와 겨뤄보는 게 어때? 나 상금이 더 필요하거든.
토끼 : (너무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뜨리며)아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거절할 이유는 없지. 그런데 이번엔 각오를 단단히 해둬야 할 거야. 넌 우리 종족의 진가를 모르고 있거든.
거북이 : 푸하핫! 그 진가를 왜 진작이 보여주지 않았니? 하긴, 패자는 말이 많은 법이지. 열심히 준비해오렴. 산뜻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게.
토끼는 교만함이 얼마나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간의 과오로 겸손의 중요성 또한 알게 되었다. 일이 잘 풀린다 싶으면 우쭐대고 싶은 자신의 특성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을 했다. 또한 이 날을 위해 토끼는 열심히 책을 읽으며 자기 종족과 거북이들의 특성에 대해 공부해왔다.
토끼들은 보통 시속 54km를 달릴 수 있는 반면, 거북이들은 시속 0.4km밖에 속력을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 종족이 경주를 한다면, 지난번처럼 허튼짓을 하지 않는 이상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시합 당일, 둘은 다시 맞붙었다.
결과는 토끼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너무나 당연했다. 교만함에 대한 경각심, 자신의 주특기에 대한 장점 파악, 상대방의 약점 간파, 겸손한 자세 등. 나를 알고 적을 알며 겸손이라는 덕목까지 배운 토끼는 앞으로 더욱더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 경험으로 토끼의 행동을 몸소 배운 거북이 도한, 전보다 발전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토끼와 같이 베이스가 좋더라도 자만하지 않고 강점을 극대화한다면, 더욱 드라마틱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거북이 또한 패배를 맛보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묵묵히 실력을 꾸준하게 갈고닦아야 한다는 마인드를 배우게 된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뒤집어 보았지만 내용 자체는 큰 반전이 없어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새로운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쯤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젊은 날의 유연한 사고와 풍부한 상상력은 그 자체로 귀한 보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