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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보다 예쁜 여자 Mar 04. 2024

죽음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아시나요



브런치 작가가 된 지 두 달이 되었다. 그동안, 꼬옥 안아주고 싶은 작가님들에게 내 마음을 남기기도 하였지만, 그보다는 작가님들로부터 넘치도록 따뜻한 마음을 받았다. 내게 새로운 ‘브런치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겨 어느 때보다 따뜻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작가라는 꿈길을 열어 준 사람도 바로 블로그 이웃이기도 한 브런치의 따뜻한 김미선 작가님이다.



작년 12월 말, 브런치 작가가 무엇인지 묻는 블로그에 남긴 내 댓글에 김미선 작가님은 바로 정성스러운 답변을 남겨주며 브런치 작가 도전의 용기를 갖게 해 주었다.



그러나, 쉽게 결정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작년 7월부터 ‘여행작가’라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어내기 위해 블로그명도 바꾸면서 힘들게 글을 거의 매일 올리며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여러 나라에서 산 내가 쓰는 여행기는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용기를 내고 있는 중이었고, 여행기를 쓰기 위해 12월 초엔 부산여행도 작정하고 9박 10일 동안 다녀왔다.



다행히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 연속으로 네이버 메인의 ‘요즘 여기_ 발견’ 편에 다섯 번이나 소개되고 있던 때이기도 했다.



잠을 못 이루고 새벽 세시까지 브런치 스토리에 들어가 브런치작가들의 글을 수없이 읽어 보다 브런치작가에 꼭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건, 바로 제11회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김현민 작가의 ‘엄마 없는 농담’을 읽고 나서이다.



코미디 작가인 그가 특유의 농담을 섞어 엮은 슬픈 엄마의 죽음 이야기는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나 또한 나만이 쓸 수 있는 엄마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 바로 도전했고 기쁜 합격 소식을 받았다.



합격하기 쉽지 않다는 ‘브런치작가’에 합격한 것도 엄마가 하늘에서 보내주신 격려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생각한다. 크리스마스 휴일이 끝난 26일 아침이 되자마자 합격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구나 늙고, 늙으면 병든다. 노년의 질병과 간병,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 한국은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950만 명에 육박한 초고령사회이다.



내가 경험한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관한 내용을 쓰고 싶었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만든 제도라면,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데 홍보가 덜 된 게 아쉬운 점이었다. 또, 정말 도움이 되기 위해선 개선해야 할 점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개선점에 대한 내 생각도 포함해서 쓰고 싶었다.



1년을 간병하며 항상 곁에 있던 엄마가 어느 날, 어느 시간 이후, 갑자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나도 언젠가 똑같은 과정을 겪게 된다는 사실로 연결되어 갑자기 무력감에 빠지게 되었었다. 오랫동안 헤어나지 못하다 정신을 차린 후엔 죽음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인생 설계를 하지만, 죽음에 대한 설계를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아무도 ‘죽음’ 이란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내가 병들었을 때, 적어도 나로 인해 누군가를 힘들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다가올 간병을 누군가 혼자 도맡아 하는 건 쉽지 않다. 누가 돌볼지, 간병비를 어떻게 분담할지를 놓고 형제들끼리 갈등도 겪는다. 간병비로 돈과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된다.



이런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것이 바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이다. 우리는 건강보험에 이미 의무적으로 ‘장기요양비’라는 항목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기에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가장 좋은 점은, 가족이 돌보더라도 간병비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년 초, 내가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뉴스에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해 4편으로 연재한 적이 있지만, 한정된 지면과 팩트전달이라는 기사의 한계점 때문에 대략 소개 정도만 하고 끝냈다. 아래 표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장기요양 등급 신청, 종류 등 한눈에 알기 쉽게 볼 수 있도록 일주일을 걸려 만들었던 표이다.







그 후, 9월에 사실 요양보호사중앙회로부터 현장에서 바라본 요양보호사들의 처우 개선, 근로환경 개선, 권익보호 등에 대한 나의 의견을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해 달라는 공문을 받았었다.



누군가가 목소리를 낸다면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 같기에 10분 정도의 국회 발표 자료를 분홍빛재가복지센터장과 머리를 맞대며 작성해 놓았는데, 토론회 바로 전 날인 20일 밤늦게 연기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9월 21일이 바로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을 표결에 부치는 날로 국회가 난장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는 민생이 좀 더 나아지기 위해 하는 게 아닐까?

국회는 누구를 위한 곳인가? 민생은 내팽개쳐져도 되는가?



어쨌든, 바로 전 날 밤 연기된 후, 이제까지 아무 연락이 없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정말 좋은 제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작가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좀 더 심도 있게 의논해 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병으로 고통받는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첫째, 절대 포기하지 말 것

우리 엄마는 판정받은 후 며칠 못 산다던 88세 간암 말기 폐 전이 환자였지만, 10개월을 큰 고통 없이 잘 버티셨다. 휠체어나 콧줄에 의지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둘째, 절대 방심하지 말 것

보호자나 환자나 흔히 상태가 악화되면 긴장하나, 호전되었을 때 방심하게 된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유 중의 하나이다.


셋째, 꼭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을 것

보호자 혼자 간병하다 보면 짜증, 신경질을 많이 내게 된다.

내가 마음 아픈 가장 큰 이유이다.






나는 희망을 상징하는 나비가 참 좋다. 그런데, 우리 엄마도 나비 브로치를 참 좋아했다. 위 사진들은 엄마가 하늘나라 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걷던 벚꽃길에서 엄마와 함께 찍은 나비 사진들이다. 엄마가 그 후, 그리 빨리 가실지 전혀 생각도 못했었다.



병원에 갈 때도 엄마는 꼭 나비를 달고 갔다. 올봄엔 모든 괴로운 생각 훌훌 하늘로 나비와 함께 날려 보내고, 엄마 몫까지 내가 나비를 많이 달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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