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 like stuck
인생에서 너무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날 때는 정신이 없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는 마음이 빈다.
사실 그저 일상을 살아갈 뿐이다.
그 일상 속에 '특별함'을 찾지 못할 때 종종 공허가 찾아온다.
예전의 나는 '맘에 꼭 드는 새로운 장소를 발견할 때', '처음 배우는 악기로 합주 공연을 할 때', '관계가 우연한 계기로 확장될 때', '다양한 관점을 들을 수 있는 대화를 했을 때', '레시피를 안 보고 베이킹을 할 때'
일상 속 지루함 보다는 활기를 느꼈던 것 같다.
외국 생활에서도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일상의 발견을 해가며 외로울지라도 활기는 느꼈다.
지금의 나는 무언가에 매우 불만족스럽다.
특별해질 수 있는 나의 삶을 스스로 꽁꽁 묶어버린 것 같달까.
해결책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다시금 나에게 활기를 줄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드는 것.
그런데 이번에는 그게 쉽게 되지 않을 것 같다.
권태로 포장된 명명할 수 없는, 병적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에.
이번엔 이유가 뭘까.
이유가 뭐길래 삶의 생생함을 잃었나.
어제 스탠퍼드 대학 졸업 연설을 봤다.
연사는 이마에 못이 박힌 여성이 남자에게 머리가 너무 깨질 듯이 아프다며 말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남자는 이마에서 못을 빼 버리라고 한다.
여자는 못이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 다른 문제들에 대해 언급한다.
내 머리에 박힌 '못'은 무엇일까.
원하는 것을 하고 있지 않다는 불만족감, 원하지 않는 걸 해야 한다는 부담감, 졸업 후 찾아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목표를 향한 노력과 성실의 부재, 한정된 인간관계, 다양한 관점을 듣고 이야기할 상황의 부족.
이번 달 내로, 아니 이번주의 끝에서는 못을 확 뽑아버릴 수 있을까.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일 수도 있겠지만 인생에 있어 오르막길 내리막길 평탄한 길은 선명하게 구분이 되고 사이클을 가졌다고 생각이 든다.
지금은 내리막길의 끝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는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6월까지만 해도 오르막길이었다.
지금의 상태가 계속 지속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분명 바뀔 것이고, 또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머릿속 못을 뽑아버릴 수 있는 단 하나의 과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11월은 그 과제를 처음 시작하고 무한한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는 한 달이길 바란다.
요즘 '나'라는 사람의 에너지, 배터리가 1%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못을 빼버리고 나의 에너지가 생성되는 그 무언가에 집중을 하면 다시 에너지가 채워질지 궁금하다.
노력하겠다.
노력하지 않고 괴로운 것보다 노력이 괴로운 편이 더 나을 테니까.
노력해 보겠다.
다시
주위 사람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고 싶다.
함께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