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제4화

동화

by 인산

아이가 바위에 앉자 똥이가 다가온다. 똥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너도 배고프지. 여긴 먹을 거 많아. 이리 와.”


아이는 머루며 다래며 산딸기를 따 먹는다. 똥이도 옆에서 배를 채운다. 단맛과 신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꿀벌이 웅웅 거리며 꽃 사이를 날아다닌다. 아이는 검정 고무신을 벗어 들고 발끝으로 다가간다. 꽃 속에서 꼼지락거리는 꿀벌의 몸통은 온통 꽃가루 천지다. 꿀벌을 노려보던 아이는 순식간에 꿀벌을 낚아채어 신발을 빙빙 돌린다. 열 번쯤 돌린 다음 신발을 힘껏 땅바닥에 패대기친다. 꿀벌은 기절했는지 살짝 꿈틀거릴 뿐이다. 꿀벌 꼬리를 누르자 뾰족한 침이 튀어나온다. 아아는 침을 잡아 뺀 다음 꼬리를 쪽 하고 빤다. 시큼하고 달콤한 맛이 혀를 통해 온몸으로 퍼진다.


“꿀이다. 너도 먹어 볼래?”


그러나 똥이는 뒷걸음질 친다.


“바보... 이렇게 맛있는 걸.”


열매로 성이 차지 않자 아이는 입술을 훔치며 아래로 내려와 밭으로 간다. 밭에는 감자며 무며 옥수수가 가득하다. 널따란 깨밭에는 하얀 깨꽃이 널려있다. 깨꽃을 따서 쪽쪽 빨아대면 고소한 맛과 달콤한 꿀맛이 묻어난다.


“너도 빨아봐. 벌꿀 하고는 맛이 달라.”


깨꽃을 주자 똥이는 그냥 씹어댄다.


“씹지 말고 이렇게 뒷부분을 빨아먹는 거야... 쪽 쪽 쪽.”


하지만 똥이는 주둥이를 쳐들고 그냥 잘근잘근 씹어댈 뿐이다. 똥이를 보며 아이는 소리 내어 웃는다.


“하하하하, 바보 같아.”


배가 부르자 아이는 골짜기로 간다. 골짜기에는 졸졸거리며 물이 흐르고 있다. 아이가 물속에 들어가자 똥이도 물로 뛰어든다. 얼굴을 씻고 머리도 감고 똥이에게도 물을 뿌린다.


“멍 멍 멍!”


똥이도 신이 났는지 물속을 첨벙거린다. 주먹만 한 돌멩이를 치우자 조그만 가재가 죽은 듯이 엎어져 있다. 흐르는 물을 정신없이 보고 있자니 현기증이 난다.


다음 날 새벽, 아이는 눈도 뜨기 전에 마당으로 나간다.


“똥아!”


똥이가 없다.


“똥아! 어딨어?”


아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똥아! 똥아! 똥아!”

“냄새난다. 똥이 그만 불러라.”


모퉁이에서 삼촌이 나오며 말한다. 삼촌 손에는 나무로 만든 개집이 들려있다. 똥이가 삼촌을 따라 나온다.


“아 똥아.”


똥이는 꼬리를 흔들며 아이에게 달려든다. 아이는 똥이 목을 끌어안고 코를 비벼댄다.


“뭐 하는 짓이냐. 냄새난다니까.”


아직도 어둑어둑한 대문을 나서며 할머니가 말한다.


“밥을 많이 주면 짱구 된다.”


삼촌도 거든다.


“똥 꼭 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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