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깊고 깊은 겨울입니다. 창밖에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쌩쌩’ 소리를 내며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어요. 세상은 하얗게 얼어붙었고, 집 안도 숨을 죽인 듯 차가워졌지요.
기름이 다해 가는 난로의 불꽃도 가물거리며 힘을 잃어갔어요.
‘내가 식어버리면 식구들이 추워할 텐데….’
난로는 자기 몸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마음이 조마조마했어요. 오래 타오른 몸이 조금은 욱신거렸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타올라야 할까…?’ 하는 생각에 잠시 서늘한 외로움이 스치기도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어요.
‘멈출 수는 없어. 식구들이 추워할 테니까.’
그때 아빠가 조심스러운 손길로 기름을 부어주었어요.
“자, 됐다.”
아빠의 목소리와 함께 난로의 가슴속에 빨간 불꽃이 활짝 피어올랐어요. 난로는 기운이 솟아나 입김을 불 듯 온기를 실어 보냈어요. 유리창의 성에가 물방울이 되어 또르르 흘러내렸어요.
밖에서 놀다 돌아온 아이들이 꽁꽁 언 손을 내밀었어요.
“아, 따뜻해! 난로야, 고마워.”
막내가 물었어요.
“이 난로는 누구 거야?”
누나가 잠시 생각하다 말했어요.
“누구 것도 아니야. 우리 모두를 위한 거야.”
“모두를 위한 거라고? 이상하네. 가방이랑 신발은 다 주인이 있잖아.”
“그건 쓰는 사람이 따로 있지만, 난로는 켜 놓으면 방 안이 다 따뜻해지잖아. 그러니까 모두를 위한 거지.”
“그럼, 난로는 누가 돌봐?”
“우리 모두.”
누나는 웃으며 말했어요.
“모두를 위한 거니까, 우리 모두 돌봐야지.”
“아.”
막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난로를 다시 바라보았어요.
형이 부드러운 천으로 난로를 정성스럽게 닦아주었어요.
‘난로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니까, 우리도 난로를 아껴야 해.’
엄마는 난로 앞에 앉아 차를 마셨고, 누나는 붉은 불빛 속에서 책을 읽었어요. 막내는 난로 위에 작은 주전자를 올려놓았어요. ‘칙칙’ 소리를 내며 수증기가 피어올랐고, 그 김은 모두의 얼굴을 촉촉이 적셨어요. 방 안에는 따뜻한 공기와 함께 웃음소리가 가득 찼지요.
난로는 생각했어요.
‘돌본다는 게 이런 거구나.’
난로는 온기를 나누고, 식구들은 손길과 마음으로 응답했어요. 난로는 주변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숨결을 느끼며 알게 되었어요. 자기를 뜨겁게 태우는 일이 꼭 아픈 것만은 아니라는 걸.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은 따뜻한 사랑이라는 것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