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왜 그렇게 악착같이 기를 쓰고 손등 갈라져 피가 나는데도 엄마한테 등짝 맞아가며 쫄쫄 굶어가며 밤늦도록 구슬치기 했을까? 남의 구슬 따먹으려 했을까? 아무 쓸모없는 것들 방구석에다 쌓아놔 봤자 이리저리 구르고 채이다 결국 쓰레기통에 던져질 것들 왜 왜 그렇게 안타깝고 소중하고 자랑스러웠던지 잃고 따는 것에 왜 왜 왜 그렇게 목숨 걸었던지...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없이 꿋꿋하게 오히려 판돈 키워 승부의 끝이란 결국엔 아무것도 아닌 허망한 것임을 수차례 경험하고 그때마다 후회하고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야 어쩌다 깨닫게 되지만 다시 해보려고 기를 쓰고 덤벼들고 다 날리고 눈물 흘리고 가슴치고 피 토하고 아 게임의 끝은 허무하구나 우리가 손으로 꽈~악 쥐려고 했던 것들 반짝이는 유리구슬 같구나 쓸모 있는 것 그 무엇이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