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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불안도 데이터가 될 수 있을까?

불안한 성장의 기록

by 찌니


나는 매일 불안하다


SNS에는 성공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누군가는 퇴근 후에도 부지런히 무언가를 이루어낸다


그리고 나는, 퇴근 후 노트북을 켜고 SQL 창을 열었다가
다섯 줄 쿼리문을 짜고 멍하니 화면을 바라본다


‘이래서 데이터 분석가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코드를 짤 때마다 느끼는 무력감,
책을 읽을 때마다 몰려오는 조급함,
남들과 비교할 때마다 밀려오는 초조함.


매일매일 쌓이는 이 감정들도
언젠가는 하나의 데이터가 될 수 있을까?


오늘 흔들린 시간, 스스로를 의심한 횟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까지 전부 기록할 수 있다면,
아마 나는 방대한 불안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이렇게 말해줄 것 같다.


"당신은 매일 포기하지 않았다"고.


불안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나는 오늘도 불안하다.
그래서 오늘도, 계속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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