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브런치 10주년에 ‘작가의 꿈’을 적는 코너가 있다는 걸 보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의 꿈은 무엇일까.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대답은 무엇일까?
어릴 적에는 꿈이란 꼭 대단한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커다란 무대에 서거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오르는 것 말이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꿈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매일의 삶 속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 내가 말하는 꿈은 단순하다. 나는 그때쯤에도 여전히 친절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 거창한 성취보다 그런 태도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꾸는 꿈이다.
나는 때때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왔다. 더 잘해야 한다는 조급함에 마음이 바빠지고, 그럴수록 나 자신에게 차갑게 굴곤 했다. 하지만 그런 날이 이어질수록 더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나에게조차 친절하지 못하면, 결국 아무에게도 따뜻할 수 없다는 사실을. 내가 먼저 나를 다독여야만 사랑을 나눌 여유도 생긴다는 것을.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순간들은 대부분 작은 친절에서 비롯되었다.
피곤한 하루 끝에 스스로에게 건넨 “괜찮아, 오늘은 여기까지 했으니까 충분해.”라는 말. 지쳐 있을 때 마음을 쓰다듬어 준 따뜻한 눈빛 특별하지 않았지만 오래도록 마음속을 밝혀 주었다. 나는 그런 순간들이 쌓여 하나의 삶을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잠시라도 누군가의 하루를 환하게 비추고, 나 스스로에게도 따뜻한 말을 건네는 사람.내가 바라는 꿈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다. 그것은 매일 이어지는 연습이고 과정이다. 어떤 날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성급하게 굴고, 불필요한 말로 상처를 주고, 나조차 스스로를 다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중요한 건 다시 돌아와 그 마음을 붙잡는 일일 테니까. 친절과 사랑은 끝없는 연습이고, 그래서 나의 꿈은 멈추지 않는 연습에 가깝다.
십 년 뒤의 내가 무엇을 이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특별한 무언가를 자랑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도 여전히 작은 것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나누며,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이길 바란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 꿈은 이름 붙일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다만 하루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가고 싶은 바람이다. 내가 흔들려도 다시 돌아와, 친절을 선택하고 사랑을 선택하는 것. 그 길 위에 서 있는 것.
그래서 언젠가 나에게 묻고 싶다. “나는 오늘 친절했는가, 사랑으로 살았는가?”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바라는 꿈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