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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신/북두칠성 세 번째 별에서 당신은 태어나고

by 김성신 시인

북두칠성 세 번째 별에서 당신은 태어나고

-자몽


허공은 너의 최전방

가벼워서 무거운 북두칠성 세 번째 별에서 당신이 태어난 것처럼*


초목을 떠돌던 꿈

잎사귀를 통과해 출렁이던 목소리가 녹은 걸까

기분을 수집하는 따듯하고 눈부신 햇빛들


바람이 한 꺼풀씩 돌아가며 그림자를 벗겨낼 때

‘시다’는 조용하고 서늘한 규칙

원형으로 갇힌 생태계를 압축하면

내 손바닥을 바라보던 사람은 다시 바람이 된다


향기로 무장한 고백이 소용돌이 하나씩을 만들 때마다

자몽은 노랗게 자몽自懜할까

잃어버린 채 잠든 것들을 밀어내면

전진하지 못하던 날들이 생각으로 다시 태어난다


진심을 뒤집으면 모르는 사람이 친근해지는 세계

견디는 것들은 모두 우리를 당신의 처소로 두고 있다

손끝으로 음악을 만들며

눈비, 구름 지날 때

주술적 몸짓으로 흔들어 깨우는 달마의 벽


반짝임의 온기를 천천히 핥으면서

의아한 공중을 가꾸며

침이 괴었다가 날아가는 쪽은 슬픔의 반대편


천국은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사람은 일곱 개의 별 중에서 태어난다는 몽고의 속담


ㅡ2023년 시인정신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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