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라는 시간

동질감으로 시작된 관계에 대하여

by 서별

<2주>


2주동안

우리는 가까워졌고


2주동안

우리는 멀어졌다


그 사이를 왕복하며

한 달이 지났다.




일탈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해 보았습니다.

차마 어디 가서 쉽게 꺼낼 수 없는 일이었고, 그 결과로 저는 두 가지를 잃었습니다.

친구와 신용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잘못을 저질렀을 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이라는 말을 합니다.

저 역시 잠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곧 깨달았습니다.

그 상상은 반성을 가볍게 만들 뿐, 책임을 줄여주지는 않는다는 것을요.


저를 믿고 다가와 준 사람에게도, 끝내 제 곁에 남아 준 사람에게도 저는 분명한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 사실은 어떤 설명으로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택했습니다.

부정하지 않기로, 합리화하지 않기로.

저의 죄와, 무지함과, 순간의 충동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말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 곁에 남아 준 사람에게는 수차례 사과했고 상황이 정리된 뒤에는 저에게 다가왔던 사람에게도 사과를 전했습니다.

그 사과가 닿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숨을 쉬는 이모티콘 하나가 잠시 남았다가 사라졌을 뿐입니다.


우리는 반년 가까이 서로에게 아무 관심도 두지 않은 채 지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가까워졌고, 단 2주 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2주 후, 결국 진실은 드러났고 셋 모두 깊은 상처를 않은 채 헤어졌습니다.

제가 만든 상황 속에서 저 역시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도 아이러니합니다.


우리가 가까워진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동질감.


대부분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깊이 체감해 본 적은 드문 감정.

우리는 그 감정을 동시에, 뼈 깊숙한 곳까지 느꼈습니다.


그 감정은 사랑이기도 했고, 동정이기도 했으며, 애착이기도 했습니다.

격렬했지만 이상하게도 평온했습니다.


그 사람은 제게 뮤즈가 되었고 저는 그 시간 동안 좋은 글을 썼고, 처음으로 작곡까지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상처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해서 일탈이나 비도덕적 선택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굴곡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경험은 배움이 될 수 있지만 어떤 경험은 겪지 않아도 될 배움이기도 합니다.


저는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럼에도 이 일로 대부분의 관계를 잃었고 가족만큼 소중한 사람마저 잃을 뻔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일을 '없던 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구너하고 싶지 않은 경험으로 남기고 싶을 뿐입니다.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있습니다.


"2주, 참 짧은 시간이었죠.

그래도 마지막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 적어요.

저도 진심이었고, 나를 이해해줘서 고마웠어요.

글은 계속 써 줬으면 좋겠네요."


저는 그 말만 마음에 남기고 지금 제 곁에 있는 사람과, 앞으로 만나게 될 관계들을 더 조심스럽게 대하려 합니다.


2주 동안 우리는 동질감 하나로 가까워졌고 또 다른 2주 만에 다시는 볼 수 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짧은 한 달이었지만 그 안에는 충분히 많은 감정이 있었고 충분히 큰 대가가 있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간다면

저지르지 않을 선택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이 경험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이야기로 남기를 바랍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