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love me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

by 서별

<Please love me>


Please love me
그대가
나에게
속삭이던 말


Please love me
이제는
내 입에서
의미 없이
노래처럼
흘러나오는 말




한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저는 팝송을 좋아하면서도 가사의 의미를 모른 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하자면 해석 없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K-POP을 넘어 J-POP도 좋아합니다.

언어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그저 노래라면 모두 좋아하는 편이죠.


그날도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습니다.

늘 그렇듯 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다음 화의 주제가 될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많은 노래를 듣는데, 공감되는 가사가 너무 많다고 말했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해석을 함께 읽었는데, 그 순간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지가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동정심도 커졌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 노래가 결국 제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노래의 가사는 대략 이렇습니다.


만약 내 모든 걸 바꿨더라면

맞아, 이 망할 인생을 바꿨더라면

날 사랑해줬을거야?

날 사랑해줄 수 있겠어?

날 좀 사랑해줄래

날 사랑해줘

날 사랑해줘

날 사랑해줘

날 사랑해줘


위의 가사는 노래 일부를 번역한 것입니다.

아마 이 정도만 보고도 곡을 알아보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곡의 제목은 크로아티아 출신 인디팝 아티스트 프란 바실리치(Fran Vasilić)의〈Hypoteticals입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의 애절한 목소리가 귀를 파고듭니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아파옵니다.


마치 첫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뒤늦게 모든 것을 후회하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후회가 밀려옵니다.

나도 만약 그때 조금 달랐더라면, 당신은 나를 떠나지 않았을까요?


정답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아니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면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가 봅니다.


아무리 성공한 사람이라 해도 사랑으로 인한 슬픔과 아픔 하나쯤은 품고 살아간다고 믿습니다.


만약 그런 경험이 없다면, 아직 사랑 앞에서는 아이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사람이 가장 성숙해지는 순간은 사랑에 실패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나태주 시인 역시 대시인이 되기까지의 첫걸음이 첫사랑의 아픔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저 또한 많은 실패를 했고, 많이 상처받았으며, 또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는 이제 아무 감정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분노도, 증오도, 복수심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상처를 준 사람들은 아직도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습니다.


이것이 사랑인지, 미련인지, 동정심인지, 아니면 그저 초라한 죄책감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아픔을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을 갈구하세요.


사랑의 아픔을 겪으면 겪을수록 당신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당신이 누군가를 얼마나 깊고 따뜻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스스로에게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제 혼잣말입니다.


상처를 치유해 주겠다고 말해 놓고 오히려 상처를 주어서 미안했습니다.


당신들이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저 나 역시 많이 아팠고, 당신들과 헤어지기 전까지는 너무도 어렸을 뿐입니다.


변명처럼 들릴지라도 이 사과는 제 진심입니다.


만약 당신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바람은 이것입니다.


부디 당신들이 제 독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와 독자로 다시 만나는 일조차 또 다른 아픔의 시작일 테니까요.


그러니 나를 잊고, 보란 듯이 행복해 주세요.


더 이상 혼자 아파하지 말고, 그 상처마저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