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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부부는 '이혼숙려캠프'를 함께 본다.

이혼 꼰대로서 한 마디 합니다.

by 꽤 괜찮은 사람

'50'이란 숫자가 절대 멀게 느껴지지 않는, 아니 코 앞에 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0대는 10개, 20대는 20개... 40대는 40개 정도의 인생 사고가 기록되어 있는 것일까?

내 나이를 기록하는 그 숫자보다 더 많은 사고들이 야속해지는 아침이다.

하지만 어때? 인생은 그래서 살 맛이 난다.



어느덧 나도 '꼰대'가 되어 가고 있다.


'연애 꼰대'

'결혼 꼰대'

'부모 꼰대'

'교사 꼰대'

'장녀 꼰대'

'종갓집 며느리 꼰대'

'전 며느리 꼰대'

'졸지에 가장 꼰대'

..

'이혼 꼰대'

... 그다음에는 어떤 '꼰대'로 자리 잡게 될까?

'이혼 후 재혼 꼰대' 아님 '이혼 후 재결합 추진 위원회 꼰대'쯤??

(솔직히 기대된다. 나는 내 뒤 이야기가. 그래서 얼마 되지 않은 구독자들과 이 점은 함께 기다려 보려 한다. 어떻게 펼쳐질지 나도 내 인생이 무척 궁금하니까.)


화면 캡처 2025-08-25 093952.png


'꼰대'라는 말은 아무리 해도 환영받지 못하는 단어인 듯싶다.

네 00에서 예방법까지 나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꼰대의 순기능'을 말하려 한다.


1. 꼰대들이 하는 말은 다 틀린 말이 아니다. '팩폭' 맞다.

2. 꼰대들이 하는 말은 가공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도 인생 매운맛을 제대로 느낀 사람들이다.

3. 꼰대들의 내면의 진짜 마음은 '걱정'과 '염려'에서 시작된다.

4. 꼰대들은 '무관심'과는 거리가 멀다. 지극히 참견하려 할 뿐이니.

5. 꼰대들은 말이 많다. 망언도 있지만, 때로는 그 말속에 '인생 명언'을 주어 담을 확률도 높아진다.

6. 꼰대들이 싫으면 그 싫은 이유를 가만히 살펴봐야 한다. 그게 진짜 내 안의 소리일 수 있다.

'나도 다 안다고! 내가 제일 힘드니 그만 잔소리하라고!'


7. 꼰대들의 인생 경험치를 최대한 활용해 보면 '실패', '좌절', '고난'이란 단어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8. 꼰대를 탓하는 순간, 어느덧 나도 꼰대가 되어 있을 수 있다. 무조건이다.

9. 꼰대 아닌 척하기보다는 꼰대로 쿨하게 인정하는 사람은 더 이상 꼰대가 아니다.

10. 꼰대의 '나 때는 이랬는데, 요즘은..' 이 말만 3초 생각해 보면 된다. 과거에서 현재로 연결된다. 그걸 '현재에서 내일'로 연결해 버리면 된다. 기대해 보자.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나는 현재 '이혼 꼰대'이니 이혼 꼰대로서 감히 떠들어 댄다.


1. 인생에 있어서 '절대 하지 않을 거야'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절대'는 꽤 쉽게 무너진다.

2. 돈 때문에 싸우지 않기로 결혼 전 맹세했다. 단순히 '돈' 자체였는데, 돈이 사람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무기임을 알게 되었다.

3. 잔다르크가 함부로 되려고 하지 말기를. K-장녀, K-장남이라면 과감히 던져 버려라. 당장 내 남편, 아내가 먼저다.

4. 모두를 위한 '이혼'은 없다. '나'를 위한 '이혼'만 존재한다. (욕먹을 각오로 말한다. 이혼은 나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한 방어적 행동이다.)

5. '이혼'을 백만 번쯤 생각했다면, '이혼 후'를 천만 번쯤 생각해라.

6. '사랑'은 영원하다. 진짜 사랑은 내공이다. 시간이 갈수록, 상처가 많을수록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7. '있을 때 잘해!'는 인생 최고 진리다. 내 옆의 '전 남편'을 그래서 잘해 준다.

8. 이혼을 해도 '사람 감정'은 이혼이 아니다.

9. 완벽하게 비워내야 제대로 채울 수 있다. 감정 찌꺼기를 완벽하게 비워내야 비로소 회복이 열린다.

10. 완벽하게 무너지면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완벽하게 무너진 가정도 새롭게 지을 수 있다.



마지막 한 가지 더!

'이혼 숙려 캠프'의 수많은 믿기 힘든 부부들의 이야기가 위안이 되기도 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함께 보면서 '진짜 저런다고?'를 함께 나눌 상대방이 있다면,

꽤나 지금도 잘 살고 있는 가족이고 남편, 아내이란 것을....


이혼 꼰대로서 말하고 싶다.

물론 나도 전 남편과 웃긴 이야기지만 '이혼숙려캠프'를 보고 기막혀하고,

혀를 차고 나름 이혼 전문가들로 평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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