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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겸 Mar 20. 2024

100-17 김미경 울산강연

나의 롤 모델은 두 명이 있다. 강연가로는 ‘김미경 강사’이고 전공분야로는 아이들을 위해 조언해 주는 ‘오은영 박사’이다. 한마디로 스피치는 김미경, 지식은 오은영이고 싶다. 가끔 울산강연을 오기도 하지만 그동안 일을 했기에 시간이 맞지 않아 갈 수 없었다. 하필 오늘은 아이 학교의 교육과정 설명회도 신청해 놓은 터라 근거리가 만만치 않지만 두 곳 다 포기할 수 없기에 부지런히 움직여보기로 했다.     


김미경 강사의 강연은 결혼 후 육아를 할 때 우연히 ‘아침마당’에서 접했다. 육아를 위해 엄마의 커리어를 모두 포기하고 살아가는 그녀들의 생활을 리얼하게 강의했기 때문이다. 그때 패널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여자는 공감, 남자는 진짜? 라며 눈살을 찌푸리고 의심하는 표정. 그 시절 우울감에 빠져 있던 내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이후 나는 TV와 유튜브로 강연을 시청했고 책도 사서 읽었다. 자기 계발에 진심이었던 나와 정말 잘 맞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기에 MK대학도 개설하며 김미경 강사는 여자들에게 희망의 줄기와도 같았다. 드디어 실물을 접할 수 있는 날. 당장 책에 사인을 받고 팬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틈이 없었다. 바삐 강연장을 나가는 강사님을 보고 혼자 마음속으로 읊조려 봤다. ‘졸혼하고 꼭 만나요!’라고.     


오늘 강연 내용은 「마흔의 수업」을 출간한 이후 비슷한 것들이었다. 큰 목표 아래 작은 목표 5개를 기둥처럼 세우고 균형에 맞춰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주저하지 말고 ‘It’이 아닌 ‘I am’으로 나를 찾아야 한다는 것. 결핍 성공을 위한 목표로 공허만 남는 상처를 키우지 말고 길어진 수명에 맞게 밸런스를 맞추며 살기를 애쓰자. 당장은 불편함이지만 의미와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편함을 만들어 보자. 그리고 또 하나, 고령화로 ‘치매’가 많아지는 현실에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면 죽어야 할까? 삶의 의미는 그것으로 다한 걸까? 그렇다면 치매 인권이란 없는 걸까? 등 다양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했다.

‘치매 인권’이라. 사회복지사를 공부하는 요즘. 이 단어는 그냥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나 또한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겠는가.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모른 척할 수도 없는 일이다.      


김미경 강사의 채널을 구독해 강연 내용들과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접하며 오늘의 강연 주제도 대충 짐작했지만 나는 일부러 강연을 신청했다. 쉬는 기간이 길어지고 시간에 익숙해지면서 뭔가를 해보겠다고 이것저것 늘어놓았던 것들에 이젠 지치기도 하고 자신감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새로운 에너지를 받고 집에 와서는 발품 한 것들을 잊어버리기 전에 정리해 봤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도 훑었다. 지금 당장은 결과가 보이지 않지만 내 갈 길을 정해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나. 한 번씩 남편이 ‘언제 일 할 거냐?’고 물어도 이제는 위축되지 않기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괜찮아! 최선겸. 김미경 강사님이 알려준 나이로 계산하면 난 이제 29살이니까”     


#책과강연#백일백장#16기#김미경#마흔수업#최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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