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전원생활
연곡리에서 미르마을로
연곡리 전세 기간 2년이 만료되었다. 전세 연장을 하든지 아니면 살고 있던 집을 매입할 수 있었다. 주인으로부터 매입가 제안을 받아 보았으나 서울 아파트를 팔아야만 살 수 있는 금액이라 포기했다. 우리 부부는 전세 기간 연장을 원했으나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다. 집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곤지암을 중심으로 전원주택 전세를 얻으려고 돌아다녔다. 퇴촌, 양평, 초월읍, 오포 등 전원주택 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곳들을 중점적으로 찾아다녔다. 그러나 한 번 높아진 우리 부부의 눈높이에 맞는 집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을 검색하던 아내가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 있는 미르마을이라는 곳을 찾아냈다. 사진으로 본 마을은 이제까지 본 전원주택 단지 중 최고였다. 부동산을 통하여 방문 예약을 하고 찾아가 보았다. 5월 초에 방문한 미르마을은 우리 부부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마을은 깨끗하고 질서 정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흐드러지게 핀 영산홍은 우리 부부를 강렬하게 유혹했다. 살 마을은 이날 결정되었다. 살 집과 방식을 결정해야 했다. 아내는 이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 했다. 그러면 전세가 아닌 매입을 해야만 했다. 서울 아파트를 팔기로 했다. 다행히도 수월하게 팔렸다. 미르마을 집을 골라야 하는데 마을이 인기가 좋은 건지 아니면 그 당시 때가 맞지 않았는지 매물로 나와 있는 집은 한 채 밖에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본 집은 그냥 평범한 집이었다. 장점은 매수가가 우리 아파트 매도가와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집 신축 후 수리가 되지 않아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했다. 더 기다려봐도 다른 집이 나올 확률이 낮다고 보여서 구매를 결정했다. 한 달간의 수리 후 7월에 입주를 했다. 두 번째의 5도 2촌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미르마을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다. 닭이 알을 품고 있다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문을 통과하는 순간 마을의 품격이 남다르다고 느껴진다. 지형을 자연스럽게 이용하여 지은 집들이 낮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소나무, 벚나무, 느티나무, 편백나무, 영산홍을 식재한 지 20여 년이 지나면서 전원 마을의 풍광을 완성한다. 마을 안에서는 외부와 차단되어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음이 안정되고 느긋해진다. 마을 길에는 휴지하나 떨어져 있지 않고 경비실에서 매일 청소하다시피 해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교육, 문화,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 마을 입구에는 영문 중학교가 있다. 주변에 3개의 초등학교가 있다. 고등학교로는 용인외고와 포곡고등학교가 있다. 한국외대, 단국대, 명지대, 용인대가 용인에 자리 잡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에버랜드가 차량으로 5분 거리이고, 다 수의 골프장이 인접해 있다. 교통 인프라도 뛰어나다. 마성 톨게이트까지 5분여 소요된다. 강남까지 40분 정도 걸리지만 막히지 않을 때는 30분이면 충분하다. 분당선과 연결되는 경전철 둔전역이 차량으로 3분 내 거리에 있다. 서울 생활권, 수도권의 인프라를 그대로 누리면서 싱그러운 자연을 가슴에 안으며 살아가는 곳이 용인 미르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