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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Apr 11. 2023

혹시 전차를 아시는지요?

               느림의 미학인 전차에 대한 추억



오늘 동네 어르신 댁에서 식사 초대를 받았습니다.

막걸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 빈손으로 갈 수가 없어서 몇 통 사서 갔습니다.


어르신 말씀 중 서울 상경기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풀어놓으시더군요.

서울 친척 집에 가서 처음 타 본 전차 이야기를 자랑삼아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기분 좋을 정도로 마시고, 집으로 오는데 전차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2016년 3월에 서울역사박물관 앞에 전시한 전철을 유심히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전차 의자에 앉아서 창밖을 보고 즐거워하던 개구쟁이 녀석을 소환해 보았습니다. 





친구들과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를 관광하는데…

번잡한 시내를 여유롭게 운행을 하는 전차를 보고 내심 부러웠습니다.

저들은 저렇게 느림의 가치를 존중하는데…

우리는 왜 그리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그 당시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던 전차 생각이 납니다.

초등학생도 되기 전의 아스라한 추억입니다

아버님이 종로에서 근무하셔서 어머님의 손을 잡고 전차를 타고 자주 종로에 갔습니다.


1898년에 서울에 처음 설치되어 1969년에 철거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 분주한 도회지의 삶에서 

전차가 주는 느림의 미학을 체험도 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을 텐데..

나라의 경제가 기지개를 켜면서 늘어나는 수많은 차량으로

전차는 차량흐름의 장애물로 퇴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을 해보니 전차가 사라진 것은 참으로 아쉽습니다

좀 더 슬기롭게 어느 한 노선이라도 보존하였다면 추억의 관광상품으로

외국인 관광객이나 어린아이들에게 환영을 받았을 텐데.. 아쉽군요.


학교가 끝나면 개구쟁이 몇 놈이서 녹슨 철 못을 구해서 전차길로 달려갑니다.

전차길 레일에 못에 침을 발라 올려놓습니다

그 이유는 철 못이 바퀴에 딸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죠

아주 영악한 개구쟁이 녀석들입니다.


납작해진 철못은 겨울에 요 놈들 개구쟁이들의 유일한 놀잇감인 썰매를 만들 때 

썰매 지팡이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그 시절을 반추하면서 제 어린 시절 소소한 작은 인연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땡~땡~땡~ 요란한(?) 종소리를 내면서 느리게 달리던 전차 모습을 떠 올려 보았습니다.

어린 저는 창밖 종로 거리 풍경을 즐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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