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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Apr 14. 2023

든든한 벗 복돌이

        팔자 좋은 건 제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예산장에서 생필품 몇 가지 구입 후 동네 어귀로 들어서는데..

텃밭에서 김장용 무를 뽑으시던 어르신께서 손을 흔들면서 차를 세웁니다. 

"바빠? 안 바쁘면 잠깐만 봐~"

"잘 키워 봐~ 시골집에서는 필수로다 강아지 한 마리는 꼭 키워야 혀~"..

네??.. 박스 안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열심히 돌리고 있더군요. 







얼떨결에 강아지를 차에 태우고 왔지만,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휴~ 요 녀석을 어떻게 하나..?

품에 안고 차에서 내리는데 바들바들 떠는 녀석..

따뜻한 엄마 품 속을 떠난 이 녀석.. 

너무 안쓰러워서 제가 덮던 무릎 담요를 깔아 주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둘째 딸의 적극적인 격려(?) 덕분에 키우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집 안에서 키우는 애완견도 아니라 걱정이 됐습니다.

제일 급했던 건 사료 구입인데 근처 농협에 가니 성견용 사료만 있었습니다.

당장 아쉬워서 한 포대를 구입을 했습니다(나중에 어린 강아지용 사료 구입)


어린 강아지라 걱정이 되어 따뜻한 북엇국을 매일 끓여 주었더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무럭무럭 잘 자라줘서 고맙더군요.    






요즘은 든든한 벗처럼 여겨질 정도입니다.

산책을 나가면 훈련도 안 시켰는데도 항상 제 보폭을 살핍니다.

제가 빨리 걸으면 이 녀석도 빨리 걷고, 천천히 걸으면 복돌이도 천천히 걷습니다.


애완견이든, 반려견이든 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때론 든든한 지킴이로.. 때론 운동 파트너로.. 때론 자식처럼 귀엽기만 합니다.

간혹 동네 어르신들이 복돌이 간식을 보시고 하시는 말씀..

'그 녀석 팔자 좋은 강아지구먼.. 허 허~~'


글쎄요? 

팔자 좋은 강아지 이전에..

기특하고 영리한 강아지를 키우는 제가 팔자 좋은 사람은 아닐까... 합니다. 



                                                             (사과꽃)


                                                        (배꽃)



요즘 사과꽃과 배꽃이 한창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미꽃 보다 더 마음이 가고, 눈길이 가는 게 사과꽃, 배꽃입니다.

아~ 물론 예전에는 전혀 몰랐던 사과꽃과 배꽃의 아름다움 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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