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공부를 포기한 어설픈 핑계

가끔 큰 딸 블로그에서 손녀 사진을 보면, 우울했던 마음이 환하게 밝아집니다.

피사체인 손녀가 말괄량이라서 사진 찍기 힘든지 흐리게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저 또 한 복돌이(강아지) 녀석 열 장 찍으면 한두 장 정도 건지곤 합니다.

오래전 사진작가의 사진을 보고 감탄하여 사진에 대하여 공부를 하려고 큰맘 먹고

책을 구입하여 공부를.. 하는 척만.. 했습니다만 결말은 비참했습니다.

전문용어를 사전을 찾아가면서 읽다 보니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힘들더군요.

요즘은 아름다운 그림이나 사진을 보면 비록 강도는 약하지만,

사진 전시회를 자주 찾던 시절에 작동했던 느낌이 슬며시 떠오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아름다움이란 스스로 머물다가 떠나갈 뿐입니다.

웅장한 생명의 흐름 속에 잠시 나타난 한 개체가 

인식의 저 너머를 바라보기를 원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 것인지요?

아름다움은 단지.. 인식의 목마름을 잠시 채워 줄 뿐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사진을 보는 순간에 내 마음은 그 어떤.. 

황홀감을 주는데 이 느낌이 더 상승되면, 소위 말하는 열반의 느낌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백무동 출발- 천왕봉 향하던 중)

우리가 자주 보는 사진에는 많은 요소들이 빠져있습니다.

오래전 지리산 산행 중 추위를 참고 정상에서 커피를 마시는 작가분들을 보았습니다.

사진작가의 고통과 육체의 고통도 조금은 이해를 합니다.

때론 많은 글로 자신의 의지나 감동을 묘사하는 것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많은 내용의 글보다는 더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친구 중에 사진작가 녀석이 있어서 사진 잘 찍는 방법들에게 물어보았더니

그 친구 하는 말.."없어! 많이 찍고 많이 돌아다녀".. 정답입니다.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고 많이 찍는 게 현명한 공부라는 생각입니다.

사진 공부를 포기했지만, 요즘은 그 아쉬웠던 마음이 사그라졌습니다.

그 이유는??

천진난만한 공주님의 미소를 보면 핸드폰 사진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작가분들께서 읽으신다면 서운하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