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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Jun 28. 2023

늘 '척' 하면서 살았던 이유는

흩어져 있던 감사함을 모아서 정리를



장마 시작입니다.

시골 삶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와도 탈... 적게 내려도 탈인 귀촌의 삶입니다.


막무가내 식으로 귀촌을 하다 보니, 경험 부족으로 실수도 많았습니다.

지인분들이나, 친구들은 왜 연고도 없는 낯선 곳으로 이사를 했냐고 물어보더군요.

그 당시에는 명확하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너무 잔인할 정도로 고통스러워서..

현실 도피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그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달라지는 제 모습으로 

다행히 지루할 수 있는 귀촌 생활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달라지는 모습?

삼시 세끼를 챙기기 시작하면서, 요리 솜씨도 조금씩 늘어가더군요.

동네 어르신들과 친해지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집 마당에서 삼겹살 파티도 하고

거주지 근처에 산행을 즐기기 좋은 적당한 높이의 산도 많아서 등산도 즐깁니다.




지루하다 싶으면 차를 몰고 장터 구경도 하면서 먹거리 재료도 구입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필력도 없는 주제에 시답지도 않은 글을 자주 올렸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읽으면 차분하게 대처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더군요.


내 자식들에게 '아빠는 요즘 이렇게 잘 지낸다~' 안부도 전해주고.. 

시골생활의 기록용 잡글입니다.


늘 괜찮은 척, 무심한 척, 당당한 척했던 저의 그런 "척" 이 저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척"에 대한 이유는..

지인이나 친구들이 저를 바라보는 안쓰러워하는 시선에 대한 자존심이 이유였습니다.


...


며칠 전 한 친구 녀석이 단톡에서...

"자네는 말없이 웃는 미소가 나는 너무 좋더라... 그런데 요즘 왜 안부가 뜸하냐? "

거울을 보고 억지로 쓰윽 ~ 웃어보니 늘어난 주름만 빼면 흉 한 미소는 아니더군요.


내 삶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 아닌,

그동안 살아오면서 긍정의 기를 주셨던 많은 분들과 함께한 삶이라는 걸...

그로 다시 한번 더 마음을 추슬러 보는 오늘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지인 또는 친구, 친척들도 사소한 일로 소원해지기도 하고,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었던 자식들도 독립을 해서 각자의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안의 해결치 못 한 일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동안 드문드문 흩어져 있던 감사함을 모아서 정리, 정돈을 합니다.

소원해진 부분은 더 소원해지기 전에 제가 먼저 손을 내밀어 보고..


서운했던 부분 중에 그 원인도 어느 정도는 

나에게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해보려고 나름 노력 중입니다.

흩어져 있던 감사함을 모아서 정리를.. 하는 요즘입니다.




오늘 저녁 메뉴 재료는 텃밭에서 딴 호박잎입니다.

텃밭 주변에 심은 작물에도 감사함을 담아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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