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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Jun 29. 2023

진정한 태양초는 없다고 봅니다.

음식의 종합예술인 김치 한 포기는 정말 소중합니다.


                                        (10 여 분 전에 찍은 텃밭 사진)



장맛비가 내립니다.

멍 하니 텃밭에 심은 고추를 바라봅니다.

이 장마에 잘 견뎌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혹시나 농촌에 사시는 부모님 께서 태양초를 보내 주신다면 

넙쭉 큰 절부터 드리시기를 바랍니다.

진정한(?) 태양초 생산은 상업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텃밭에서 수확한 소량의 고추도 순수한 태양초 작업은 고 된 작업입니다. 

햇볕 좋을 때 널고 해가 지면 거둬들여야 합니다.

마냥 날씨가 좋다면 어느 정도 손길이 덜 가는긴 하지만 

날씨라는 게 늘 내 맘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고추 하나하나 일일이 세척 후 널고 땡볕 아래에서 수시로 뒤집어야 합니다.

상업적으로(대량) 100% 순수한 태양초를 만든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간혹 대량으로 생산을 하시는 분 들 중에는 

건조기로 어느 정도 말린 후 햇볕에 다시 말리는 분 계십니다.   


고춧가루도 이렇게 소중한데..

마늘, 무 외 수많은 양념이 들어가는 김치는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맛이 없을 때에는 찬밥에 누룽지를 넣어서 끓인 후 반찬은 잘 익은 김치 하나면 끝 ~

지금도 귀찮지만 김치를 칼을 이용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손으로 길게 찢어서 

먹곤 합니다. 


어머님 심부름으로 장독 뚜껑을 열면..

잘 익은 김치 냄새가 주는 유년 시절에 느꼈던 정서를 지금의 젊은 친구들은 

이해를 못 할 겁니다...장독을 열어 본 경험이 없으니..


그 냄새에 덧입힌 추억의 무게를 설명을 한다면..

요즘 젊은 주부님들은 이렇게 말을 하겠지요.. “아니 왜 김치 냉장고가 있는데? ” 





잠시 장마 걱정은 접고 빗소리를 즐겨 봅니다.

늘 단조롭고, 단순하게 보이던 시골 풍경이 달리 보입니다.


단조로운 빗소리는 세상 모든 소음을 덮어 줍니다.

그 덕분에 마음은 먹고살아야 한다는 업무에서 벗어나 한가로움을 즐겨 봅니다.


이 순간만은 물질적 소득이나 사회적 성취는 아무런 의미가 없군요.

단순한 빗소리에 의해 내 안의 생명의 원천이 이리도 차분해질 수 있다니..


찰나의 시간이지만 현실의 시간에서 놓여난 본인의 삶을 통찰한다는 건 

마치 한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를 확인을 한 듯합니다.


이런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소중하지요.

매일매일 새로운 정보를 채워야 이어 갈 수 있는 현실의 삶..


시간이란 늘 급히 흘러가는 법..

잠시 멈춤은... 자기 하기 나름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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