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네월아 ~~
귀촌 후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은 '귀촌 생활의 지루함을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 '입니다.
지루함 보다는 '외로움'에 대한 대책이 더 절실합니다.
귀촌을 계획하시는 분은 이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셔야 합니다.
귀촌 전 제 술버릇은 급하게 마셔서 늘 먼저 취해서 놀림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앞에 놓은 술잔에 술이 채워져 있는 꼴(?)을 못 볼 정도였습니다.
술에 약하면서도 늘 빈속에 짜르르~ 한 맛을 즐기곤 했습니다.
지금은 저녁 식사 후 9시쯤 늦은 술시를 즐깁니다.
막걸리(소주) 한 병을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느긋하게 약 1 시간 넘게 천천히 마십니다.
시골 생활도 연금이나 기타 자산으로 도시 생활만큼 편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골 생활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인 스스로 다스리는 삶을 위해서 하는 건 아닐까요?
네.. 물론 그 기준은 각자의 철학으로 다 다릅니다만.. 저는 적당주의라고나 할까요.
텃밭도 하다 보면 욕심이 납니다.
이것저것 심어보고 싶고, 다양한 작물도 직접 키우고 싶어 집니다.
하지만 요즘은 내 능력에 넘치는 농사는 꿈도 안 꿉니다.
그저 나 먹을 정도와 자식들 챙겨 줄 정도로 만족을 합니다.
욕심이라는 녀석에게 휘둘리는 삶을 살기 싫어서입니다.
내가 심은 작물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잠깐 차를 몰고 가서 사다 먹으면 됩니다.
농약을 치고, 보관이나 관리하기 힘든 농기계까지 구입을 해서 농사를 짓고 싶진 않습니다.
혼자서 지내다 보니 마늘인 경우 평소에는 한 봉지면 넉넉한데 굳이 농사를 지을 이유가 없더군요.
설명이 너무 장황합니다.
결론은 "내 능력 안에서 심고 키우면서, 적당히 게으름도 즐기면서 살자"가 제 시골 생활의 취지입니다.
미뤄도 될 일은 미루고, 절대 미뤄서 안 되는 일은 팔을 걷어붙이고 해야 합니다.
이젠 시골도 많이 편해졌습니다.
건조가 힘든 겨울철에는 빨랫감 한 차 싣고 빨래방에 가서 뽀송뽀송하게 건조까지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잘한 빨래는 손빨래나 세탁기를 쓰곤 합니다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야 편하다는 생각입니다.
동치미 담그고 무청을 삶아서 시래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무청이 많아서 작은 냄비로 데치기에는 멍청한 행동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양은솥을 구입을 하려고 외출 준비를 하려다가 잠시 생각을 해봤습니다.
솥을 걸 화구도 사야 하고.. 그리고 큰 솥을 일 년에 몇 번을 쓸까?
번잡하고 귀찮아도 제일 큰 냄비에 소금을 넣고 몇 번을 데치니 생각보다 일찍 시래기를 만들었습니다.
동치미 외 시래기를 만들고 나니 힘도 들고 막걸리 한 잔 생각이 나서..
동치미 만들고 남은 무를 얇게 썰어서 소금물에 살짝 익힌 후 무전을 만들었습니다.
무맛은 전혀 없고, 고소한 맛을 짧은 필력으로는 무전 맛을 설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간간한 맛을 좋아하시면 간식으로 추천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