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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Feb 09. 2024

야박한 시골 인심??

                   (빈틈으로 정이 들어오는 법)


귀촌 후 원주민 분들과의 불화로 원망과 후회를 하는 글을 많이 읽었습니다.

특히 원주민 분들의 텃세와 무리한 요구로 귀촌 적응에 많이들 힘들어하시더군요.

저는 운이 좋아서 그런가 텃세는커녕 온갖 도움을 받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 저를 “순진한 사람이구먼.. 시골 사람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하시는 분 말씀도 인정을 합니다.


저도 세상 물정을 어느 정도는 아는 나이입니다.

먹고살아야 한다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이유로 페르소나도 착용하고 살았습니다.

즉, 상대방이 가식 없이 다가서면 저 또한 가식 없이 대하지만,

상대방이 악의로 대하면, 저 또한 본심을 감추고 가면을 쓰고서 칼날을 세우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사 모든 일에 참여자가 아니라..

천천히 관찰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여유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냉정한 원칙과는 늘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적당히 빈틈도 보이면, 그러면 그 빈틈 사이로 소박한 인정이 들어온다는 걸..

요즘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알아가고 있습니다.


동네 원주민 분들에게  휘둘리면서 살기 싫다? 

오히려 어르신들의 가식 없는 친절에 대하여 담을 쌓고 사는 게 궁색한 삶은 아닌지..?

하여 저는 지금도 주변의 친절과 소통을 할 준비를 차근차근하는 중입니다.


볼통과 불화의 원인을 대다수 분들께서 원주민 분들에게 원인을 돌리고 있더군요.

어느 정도는 저도 이해를 합니다만 본인도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도 많더군요.

예를 들어서 왜 '시골 인심 '운운을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시골에서 사시는 분들은 모두가 인심이 넉넉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요?




작년 초여름 휴일에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웬 고급차가 오디나무 앞에 주차를 하더니 낯선 멋쟁이 아주머님 세 분이 내리십니다.

텃밭에서 있었던 저는 제 눈을 의심을 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직접 쳐놓은 오디망으로 가더니 비닐봉지에 오디를 담기 시작을 하더군요.




이게 무슨 상황?.. 한동안 얼떨떨.. 

잠시 정신을 차리고 했던 말...'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그분들 말씀..'맛만 볼게요 시골 인심이 왜 이리 야박한 지... '


딸들 내려오면 주려고 수시로 흰 거미줄도 물청소를 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런 몰상식한 사람들에게는 예의도 필요 없다 싶어서 강경하게 말을 했습니다.

'당신들처럼 사전에 양해도 없이 채취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눠 줄 시골 인심을 없으니 

비닐봉지에 담은 오디는 다 놓고 가라'..

저렇게 몰상식하고 몰염치한 사람들은 처음 봤습니다.

 

시골 인심.. 솔직히 좀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정말 나쁘지 않습니다.

외지인인 저는 솔직히 시골 생활에는 무딘 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물론 어이없는 셈에는 단호하게 대응을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김장철이면 배추 뽑아가라고 성화시고..

혼자 식사 대충 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맛있는 청국장도 주시고..

빈 틈으로 정이 들어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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