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고맙고 또 고맙고 또 고맙다

by 온맘다해

정밀검사를 받고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고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병원에서는 전화가 오지 않았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나 있을까 하여 용기를 내 먼저 병원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병원 측에서는 관련과에 전달하여 본인에게 곧 전화가 갈 수 있게 하겠다는 말만 전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또다시 기다림이었다. 다행히 첫째 아이의 점심밥을 챙겨주고 같이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잠시나마라도 신경을 다른 쪽에 쏟을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드디어 병원 측에서 전화가 왔다. 잠깐 집에 들른 남편에게 라온이를 맡기고 얼른 전화를 받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초록색 통화버튼을 누르기 전 내 심장은 다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산부인과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제가 초기 임산부인데 지난주에 풍진양성이라는 진단을 받고 정밀검사를 위해 피를 뽑았었는데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결과가 나오지를 않아서요. 진행상황 좀 알 수 있을까요?"


"네 잠시만요." 컴퓨터에 내 기록을 검색하고 있는 걸까? 전화기 너머로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네. 결과는 나왔는데요, 풍진 항체는 있고 풍진 바이러스는 음성이 나오셨네요. 그런데 이게 최근에 감염이 있었던 건지 과거에 감염이 있었던 건지 확인을 해야 돼서 그 결과는 내일 나올 거 같으세요." 불안함이 사그라들기는커녕 더 커지는 답변이었다.


"아 그러면 만약에 최근 감염인 걸로 나오면 아기가 정말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거네요?" , "네 아무래도 그렇죠. 그런데 이 부분은 내일 결과가 나오고 담당 원장님과 따로 상담해보셔야 할 거 같으세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내일이면 최종결과가 나오는구나. 하루만 더 기다리면 돼 하루만.


전화를 끊고 밖에 있는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했다. 남편은 "거봐 음성 나올 거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문제없을 거야."라고 역시나 긍정의 태도였다. 아이고 이 양반아 최근 감염이면 진짜 어쩌려고 그러니. 어쨌거나 나 또한 현재 풍진 음성이라는 결과만 생각하며 마음을 조금 더 편안하게.. 최대한 편안하게 갖으려 노력한 하루가 또 흘렀다.


다음 날 오후. 최대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내 마음을 알기나 하는 건지 병원에서는 또 연락이 먼저 오지 않았다. 병원 마감 시간 전에 또다시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내가 먼저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최종 결과가 오늘 나온다고 했는데, 나왔나 해서요." "네. 최근감염은 아니라고 나오셨어요. 다음 진료날에 담당 원장님 말씀 들어보시면 되실 거 같으세요." 뭐??? 최근감염이 아니라고..? 그러면 풍진 항체는 있고 풍진은 음성이고 최근 감염도 아니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종종 오류 수치가 나오기도 하고 호르몬 문제로 순간적으로 어떤 바이러스 수치가 높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종교는 없지만 순간 하늘에 계신 어딘가에 존재하신 모든 신들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참고 또 참고 싶은데 이게 무슨 감정인지 눈물은 쉴 새 없이 흘렀다. 라온이를 안고 고맙다고 연신 말하며 또 울었다. 그리고는 바로 "라온아 우리 하온이 저번에 막 움직였던 귀여운 영상 볼까~?" 라온이는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다. 그제야 라온이와 함께 하온이의 초음파 사진과 영상을 실컷 볼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신기하게도 풍진 이벤트가 있기 전에는 마음속으로 뭔가 둘째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 거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후회만 가득했었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어떻게 보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자연스럽게 하온이는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아이가 되어버렸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부디 우리 가족이 되어주었으면 간절히 바라는 아이. 그렇게 나는 이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었다.


하온아. 엄마가 이런 일을 겪고 나서 깨닫게 되어 정말 미안해. 이 모든 일이 엄마의 잘못 같아서 정말 면목이 없구나. 그렇지만 이제부터라도 너를 더 소중히 여기고 세상 밖에 나와서도 정말 많이 사랑해 주고 엄마가 끝까지 꼭 지켜줄게. 남은 기간 우리가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얼른 나와서 함께 행복하게 지내보자. 고맙고 또 고맙고 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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