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나의 말은 우리를 안심시켰다.
며칠 전 어머님이 키우시던 고양이가 죽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지 얼마 안 되었는데
고양이까지 죽어
내 주변에 죽음의 기운이 있나 싶을 정도로
내게는 갑작스러운 일이였다.
(어머님께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고양이는 사실 점점 쇠약해지고 있었다고 했다.
가끔씩만 보는 내가 몰랐던 것일뿐)
소식은 늦은 밤에 아가씨로부터 온 카톡으로부터 전해졌다.
아가씨네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아가씨네 아이들은 어머님네 고양이 소식을 듣고
슬피 울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쁘나의 반응이 대단했다.
남편이 쁘나에게는 사촌인
아가씨네 아이들이 울고 있다고
쁘나에게 말하자
쁘나는 아주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시크하게 말했다.
(사실 사촌들과 쁘나는 아주 친한 사이다.)
"생명은 언젠가 다 죽어~~~
나도 죽고 엄마, 아빠도 언젠가 죽겠지~
뭘 울고 그래!"
쁘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남편과 나는 좀 놀랬다.
"쁘나야, 엄마, 아빠 죽으면 너 혼자가 될텐데
어떡할거야?
외롭지 않을까??" 하고 물어보자
쁘나의 대답이 아주 나를 안심시켰다.
"뭘 외로워.
나도 결혼해서 애기를 바라라라락 낳아서
(실제 쁘나가 한 말임)
내가 낳은 애들이랑 같이 살텐데 외롭긴 왜 외로워."
와우
애기를 바라라라락 낳는다고???
"쁘나야, 애기 많이 낳고 싶어?????"
"아니, 나는 몇 명만 낳겠지~~
그런데 내가 낳은 아이가 또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아이를 낳으면
바라라라락 아이가 생기겠지~~~"
오메
쁘나야 너 애국자였구나
쁘나가 최근 내게
아이는 어떻게 생기는거냐,
애기 낳을 때 많이 아프냐,
자기는 재밌는 남자가 좋다,
후에 자기는 꼭 결혼을 할거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넓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나는 안심했다.
쁘나가 자기 가족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뻤다.
내 아이가 또 가족을 이루고,
그 가족이 또 가족을 이루겠다는
그래서 자신은 외롭지 않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쁘나의 말에
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마도 최근 할머니의 죽음으로
쁘나도 이것저것 생각한 바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우리가 떠나도
쁘나는 자기 가족들과
씩씩하게 살겠구나
그게 내가 원하는 거였다.
외동인 아이가
후에 우리가 죽고 혼자 남겨졌을 때도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기를 바랬었다.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
쁘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씩씩하고
강한 아이로 크고 있구나
그래, 쁘나야
바라라라락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어~
근데 이상한 남자랑 살겠다고 하면 안 되니까
남자 보는 눈을 키우자~~
그래서 신중하게 골라 데리고 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