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언제, 어디에서든 오는 법!!!!

철들지 않은 어른의 게임 중독 이야기

by 사춘기 엄마

요즘 쁘나와 함께

로블룩스 게임에 푹 빠져 살고 있다.


나는 어렸을 때도 컴퓨터 게임에는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해

게임과는 영 거리가 먼 생활을 했는데

게임을 좋아하는 쁘나가

엄마랑 같이 게임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내게 말했다.


그럴 때마다

가볍게 어울려 주기도 했지만

막상 해보면 재미가 없어서

후에는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게임을 같이 하진 않았었다.


로블룩스도 그 중에 한 게임이었는데

예전에 쁘나가 열중했던 게임은

입양하세요 라는 게임으로

자신의 펫을 기르고 유저들과 펫을 거래하는 게임이었다.


우리집에 살아있는 강아지가 있는데

작은 핸드폰 화면 속 픽셀로 된 펫에게

클릭 한번으로

먹이를 주고, 산책을 시키는 건 정말 무료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쁘나가 내게 제안한

정원 가꾸기 게임은

내 흥미를 확 끌었다.


자신의 정원에 다양한 나무를 심어

그 열매를 팔아 돈을 버는 게임인데

돈을 많이 벌어봤자

어디 쓸데도 없는데도

우리는 아침부터 밤까지 아주 열심히

씨앗을 사고

그 씨앗을 심어

열심히 나무를 가꾸었다.


주렁주렁 열리는 열매에

속성이 붙으면 (날씨에 따라 붙는 속성이 달라진다.)

10배, 100배, 1000배 넘게

가격이 오르는데

그 속성이 여러 개가 붙으면

가히 천문학적인 가치가 매겨졌다.


우리는 서로 좋은 씨앗이 나오면 알려주고

특별한 날씨가 뜨면

빨리 들어오라고 재촉할 정도로

게임에 열중했다.


그런데 게임을 하면서 여러 가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쁘나와 함께 여름방학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시작한 게임이었는데

어느 순간 게임에 너무 열중하여

쁘나가 다른 놀이를 하자고 얘기해도

"엄마 그로우 가든 해야한다고!!!

말 시키지마!! 지금 집중해야한다고!!!!" 라며

쁘나에게 핀잔을 주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어?? 이거 아닌데???

쁘나랑 재밌게 놀려고 시작한 게임인데

오히려 쁘나는 뒷전이고

게임이 주인이 되버린,

주객전도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쁘나야, 미안

엄마가 너무 게임에 빠졌나봐

적당히 해야겠네;;;;


그래서 어제부터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나이 들어

이게 무슨 일인지;;;;


생각해보니 이런 적이 몇 번 있었다.

학교 생활할 때도

반 아이들이

선생님도 이 게임 해봐요~~

같이 퀘스트 돌아요~~ 하면

게임을 깔고 아이들과 함께 할 때가 있었는데

그 게임이 재밌으면

완전히 푹 빠질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 기간은 한, 두달을 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까지 되어

그때 정신을 차리게 되는 것이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그러면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면서

바로 게임을 삭제하는 일이 몇 번 있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게임 좋아하세요? 물어보면

게임 별로 안 좋아해요 라고 답했는데

사실 나는 게임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내 취향에 꼭 맞는 게임을 만나질 못했던 거였다.


이제는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제 취향에 맞는 게임은 아주 좋아해요 라고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 대해 좀더 알게 된 부분이다.


그리고 두번째,

왜 이 정원가꾸기 게임에 이토록 빠져들게 되었는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엄마집에 갈 때마다 텃밭일을 조금 도와드렸는데

처음에는 무슨 텃밭을 이렇게 크게 하냐며

엄마에게 타박을 주기도 했는데

막상 작물을 심고, 열매를 수확해보니

그 재미가 쏠쏠 했다.


뭔가 바구니 한 가득

채소가 담아질 때마다

내 속에 충만함과 풍요로움이 채워졌다.


그래서 후에 은퇴를 하면

주택을 지어 엄마, 아빠처럼

나도 텃밭을 좀 가꾸어볼까

생각까지 들었더랬다.


그런데 현실 텃밭이 아닌

사이버 상의 픽셀 열매를 수확할 때도

그 마음이 똑같이 드는 것이다.


속성이 많이 붙은 열매를 수확할 때마다

내가 이렇게 멋진 작물을 재배했다니!!

오지다 정말~~

이러면서 마음이 풍족해지는 것이다.


내가 키운 열매를 팔았는데

엄청난 돈을 받으면

쁘나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엄마 대단하지~~~ 이러면서.


나는 텃발을 직접 가꾸는 것도 좋아하고,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서도 좋아하는구나!


두번째로 알게 된 나의 새로운 면이었다.


그리고 세번째,

이 게임은 열매를 팔아 돈을 모으는 구조인데

씨앗 하나에 몇 천만원씩이나 되는 것도 있어서

열심히 돈을 모아야 한다.

그런 씨앗은 아~~~~주 가끔씩 뜨는데

그 씨앗을 하나 사고 나면

지갑이 텅텅 비어

열심히 열매를 팔아 돈을 다시 불려야 한다.


그런데 때는 일주일 전

쁘나가 친구 동생을 소개시켜줬는데

(??!!!! 그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나는 몇 살???? 정신차리자 정말;;;)

그 아이가 아주 부자라는 것이다.


그 아이는 내게 채팅으로 아주 시크하게 말했다.

"1조 드릴까요?"

"네!!! 주세요!!!! 00님 최고!!!!!"

나는 진심으로 그 아이가 고마웠다.


게임을 하면서 채팅은 거의 한적이 없는데

그 아이에게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냐며

호기심 가득히 물어보자

그 아이는 또 시크하게 답했다.


"알려고 하지 마세요."

(무슨 요행이 있는건가?? 현질을 한 것일까?????

아직도 나는 궁금하다.)

우리의 채팅은 그렇게 마무리되었고

나는 1조를 받게 되었다.


비싼 씨앗을 살 때마다

잔액이 텅텅 떨어지면

항상 쫄리는 기분으로 게임을 했는데

갑자기 1조나 생기다니!!!!


그때부터 아주 여유로운 마음으로

비싼 씨앗이 떠도 고민 없이 턱턱 돈을 쓰기 시작하자

너무 좋았다.


그날 잠자기 전 누워서

남편에게

"여보, 돈이 참 좋아, 큰 돈이 생기니까

마음에 여유가 아주 넘쳐."

남편은 그걸 이제 알았냐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 했다.


"무슨 이야기긴, 그로우 가든 이야기지,

근데 현실에서도 이러면 좋겠다,

나 현실에서도 돈 많이 벌고 싶어졌어." 라며

미래 포부를 이야기할 정도였다.


그런데 돈이 너무 많아지자

그 전의 절박함과 쫄리는 기분으로

게임했을 때가 더 재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공짜돈이 생기니까

긴장감이 떨어져서 재미가 떨어지는구나!


그래, 이런 돈은 조금 의미가 없지,

내가 열심히 벌어서

차곡차곡 모으는 돈이 더 값지고

버는 맛이 있지!! 싶었다.


그래도 돈이 많은 게 나쁜 건 아니다.

돈이 많으니 비싼 씨앗을 턱턱 살 수 있게 되고

그 씨앗이 나무로 자라면

그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는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어

돈이 돈을 버는 구조인 것이다.


어? 이거 현실과 같네????!!!!!


그래서 결국 최근의 몇 주동안 게임에 열중하면서 내린 결론은

그래, 돈을 열심히 벌자!! 이다.


도대체 게임 하나 하면서 든 생각도 참으로 많다, 싶다가도

아니지!

깨달음은 언제, 어디에서든 오는 법!!!!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씨앗 좋은 것 떴을 지도 몰라!!

빨리 로블룩스 들어가봐야지 헤헤

(너 언제 철들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