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이야기 구합니다요
나는 이야기 듣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요즘 잘 듣는 유튜버는 이동진 영화평론가, 김지윤 정치학자,
마지막으로 유시민 작가이다.
이 세 분의 공통점은 이야기를 막힘없이 술술
재미있게 해주신다는 거다.
이러한 사회의 저명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밌다.
주말에 큰 아울렛에 가서 밥을 먹은 적은 있는데
물을 뜨러 정수기 근처에 갔다가
홀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두 분이서 나누는 이야기를
언뜻 엿듣게 되었다.
들은 이야기는 한 두 문장밖에 안되는데 그 이야기인즉
한 분이 다른 분께
"그 가루를 따뜻한 물에 타서 00랑 같이 먹으면 더 좋다니까~~" 하시면서
어떤 가루의 효능에 대해 말씀하시는 내용이었는데
그저 지나가다가 언뜻 들은 대화였기 때문에
도대체 그 가루는 뭘까?
어떤 효능이 있다는걸까?
거 궁금하네 하면서 지나쳤다.
오늘 아침에는 강아지를 산책하는데
정자에 앉아서 할머니 두 분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는데
"그 비닐하우스를 이렇게 많이 지어가지고, 거기에 00랑 00를 잔뜩 심었는데 말야~"
나는 속으로 뭐를 그렇게 많이 심으신걸까?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걸까?
궁금증이 일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지나쳐 왔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이렇게 지나치면서 듣다보면
그 뒷 이야기가 그렇게 궁금할 수 없다.
하지만 물어볼 수 없다.
그 자리에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아니, 듣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분들과 나와의 관계가 없을 뿐더러,
그 관계를 내가 만들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어쩌면 가족보다도 더 소중하게 생각한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 가족, 쁘나와 남편, 우리 엄마, 아빠, 내 형제들에게 더 집중하고 싶다.
그들이 나에게 가치가 없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우선순위로 두는 사람이 달라진 것 뿐이다.
관계를 만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없지만
나는 그저 그 한 두문장을 지나가다가 듣고
그 뒷이야기를 나홀로 상상한다.
그것도 꽤 재밌는 일이다.
도대체 사람을 싫어하는 건지, 좋아하는 건지
나조차도 그 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결론은
이야기는 언제나 재밌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