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관계에서도 위기는 기회다.

그것도 엄청난

by 사춘기 엄마

대개 아이가 소위 사고(?)를 치거나,

친구들과 다투거나

학교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학부모님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아이를 집에서 무지하게 혼냈다,

혼낸 사람과(보통의 경우 엄마) 아이 사이에

다툼이 생겼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럴 때마다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거죠!!! 하고

대개 그 엄마나 아빠를 뜯어 말려왔다.


아이가 친구와 싸움을 하거나

괴롭힘을 당했거나, 괴롭힘을 했거나

그 모든 일이 왜 부모와 자녀가 갈등해야 하는 문제로

번지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친구와의 관계가 어려워서

다투거나,

친구를 따돌렸거나,

때렸거나 하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냐며,

또는 그런 행동을 한 것은 둘째 치고

어떻게 학교나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했냐며

(아이의 행동 = 부모의 체면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은)

아이를 다그치고 혼낸다.


아이를 어른들이 가진 도덕성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비난하면

답이 없다.


아이는 아직 도덕성이 자라고 있는 과정에 있다.

그리고 사실 어른들도 얼마나 대단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가 이런 일을 벌이다니!!

너는 엄청 혼나야 해!!

그리고 제발 학교나 선생님으로부터 전화하게 하는 일 만들지마!!! 하면서

아이에게 윽박을 지르고

자신의 체면이 구겨진 것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는 것이다.


나는 우리 아이를 정말 잘 키웠는데

도대제 얘는 왜 나를 망신시키는 거야, 라며.


일단 아이의 행동 = 부모의 체면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후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이를 혼내면서

아이와 부모 관계에 갈등이 생기는데

나는 다르게 그 상황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니야!! 기회가 온거야!!!

문제가 발생했다고???

그건 엄청난 기회라고!!!!!!


이게 무슨 말이냐면

아이의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에 아무 문제 없이

평화로운 나날들은

아이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는지,

내 아이의 마음 속에 무언가가 지금 자라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싸움이 일어났거나,

아이가 감정적으로 요동쳤다는 것은

내 아이가 지금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어떤 정서 상태인지를 알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그 아이와 왜 싸우게 되었는지,

그때 무슨 마음이었는지,

그러다가 그 행동을 어떻게 선택하게 된 것인지,

아이와 대화해보면

사실 내가 모르는, 내 아이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더 엄청난 사실은 아이조차도 자신이 무슨 생각과 감정을 그때 가졌는지

거의 대부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도 자기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어리둥절, 갈팡질팡,

혼란스러운데

부모가 자신에게 화를 내고 다그친다면

아이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더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럼 우리가 해야할 일은 딱 하나.

대. 화.


대화를 통해

그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공감해주고, 해석해주고, 분명히 정리해줘야 한다.


네가 그때 엄청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었다고 느꼈던가 보다,

그래서 너무 슬펐던 거지.

사람은 때에 따라 슬플 때 화가 나기도 해.

그때 슬펐던 걸까, 무시당했다고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났었던 걸까?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해보는 거다.


아이와 대화하다보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어른의 사고 흐름과는 매우 다른.


그런 아이들의 사고 흐름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부모가 놓친다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내 아이가 자신이 느낀 감정을 어떻게 소화하고 표현하는지,

그러한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하는지,

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후

너가 그렇게 느꼈었구나,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엄마가 알겠어,

충분히 아이의 생각과 입장을 들어주고 공감해 준 후

그 다음 작업을 하는 거다.


마음이 진정되면

인간이란 존재는 이성이 작동하기 시작하니까.


아이에게 물어보는 거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생각해?

너는 어떤 방법이 더 괜찮았을 것 같아?

엄마는 (또는 아빠는) 뭘 도와줄까?


내 아이에 대해

어머어마하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인데

이게 기회가 아니라고??


내 아이를 진심으로 격려해주고,

위로해주고,

지지해줄 수 있는 존재는

부모다.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고 염려하는 부분이 이 부분인데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면,

못 된 행동을 한 아이에게 계속 못 된 행동을 하라고

부추기는 거 아니냐고,

감정 코칭이 애들 다 망친다고 하는데

나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이란 존재는 감정 덩어리라

그 감정을 제대로 이해받지 못 하면

이성의 작동은 없는 것이다.


너가 그런 감정을 느낀 것, 정말 이해되,

슬펐겠구나, 외로웠겠구나, 힘들었겠다, 화가 엄청 났구나, 폭발할 정도로 화가 났었구나,

그 감정을 이해받게 되면

그 감정의 덩어리가 엄청나게 작아진다.

그러면 우리가 가진 차가운 이성이 작동하면서

아이 스스로 좀더 괜찮은, 좀더 나이스한 방법을 찾아간다는 거다.


당연히 한번만에 되는 것은 없다.

수년에 걸쳐서 (아이가 성인이 될때까지)

부모는 꾸준히, 끊임없이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고

그 다음 작업을 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내 감정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이해받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게 자존감이 굳건해지면

타인의 말과 행동에 더이상 휘둘리지 않게 된다.


마음이 편한데 굳이 곤두설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나는 이런 존재야,

우리 부모님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줘,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어,

근데 내 안에 어떤 부분은 좀더 멋지게 변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어,


어느 누구도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변화하고자 하는 욕구는 그 사람 내부에서 솟아나와야 되는 건데

그러한 건강한 욕구는 온전히 내 존재 자체를 인정받을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또는 아빠는) 내가 힘들 때

나를 위로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나를 비난했지,

엄마와 아빠는 내 편이 아니야,

나는 정말 외롭고 힘들어,

이렇게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래??? 하며 다그칠 때

그 험한 세상에 부모마저 아이 편이 안 되어 주는데

그 아이가 어떻게 살겠어요??!!!! 하고

아이 대신 외쳐주고 싶은 심정이다.


아이가 지금 위기 상황인데

(아이도 대부분의 경우 스스로 안다, 자신이 잘 못 했던, 안 했던, 지금 자신이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그걸 부모가 다그치고, 혼내고, 비난하면

아이는 감정 소통 방식도,

문제 해결 방법도,

부모에 대한 신뢰감도

모두 다 얻을 수 없다.


오히려 아이에게 위기 상황이 왔을 때

야호!! 내가 드디어 너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왔구나!

내가 널 도와줄 수 있는 엄청난 이벤트 상황이 왔구나!! (게임으로 치면)

우리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는 시간인거야!!!

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진심으로.


위기는 기회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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