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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영어는 '다이어트' 다

영어는 좀처럼 끝나지 않고, 방심하면 예전으로 돌아간다

by 구르미


중학교 시절, "필수 어휘 100개만 외우면 영어는 끝!"이라는 말을 들으며 영어 공부를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그렇게 하면 진짜 끝날 줄 알았죠. 하지만 대학을 지나 직장에 이르기까지, 영어는 여전히 제 일상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번 연재에서 저는 영어를 하나의 ‘습관’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유지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왔습니다.
예습보다 복습이 효과적이었던 경험, 한 문장을 반복해 말해보는 훈련, 그리고 일상에 영어를 자연스럽게 섞어보려는 시도들.
지난 연재에서 언급했었던 습관으로 삼으면 좋은 공부법을 잊지 않고 실천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 매일 영어 헤드라인을 읽어보기: 하루 3줄로 부담 없이 시작해 볼 수 있어요.

- 상황을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생각해 보기: 머릿속 ‘해석기’를 잠시 꺼보는 연습이에요.

- GPT를 활용한 나만의 문법 오답노트 & 영어 뉴스 표현 정리하기: 틀렸던 문장을 다시 써보고, 자주 나오는 표현을 수집해 보세요.


주변에는 이렇게 실천 가능한 영어 공부법이 참 많습니다. 한 가지라도 꾸준히 유지하신다면, 영어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요?


되돌아보면, 영어는 다이어트와 비슷합니다. 잠깐의 집중으로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방심하면 언제든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지속’과 ‘유지’가 핵심입니다. 자격증 시험이 끝났다고 영어가 끝나는 건 아닙니다. 영어는 살아 있고, 계속 변합니다.


한국어도 그렇습니다. 1980년대에 “됐거든?”이라는 말은 드라마 속 싸늘한 대사였지만, 요즘은 “ㄱㄷㄱㄷ(기대 기대)” 같은 초성어와 “~각”, “선 넘네” 같은 신조어가 일상 언어가 되었습니다. 그 변화 속도는 때로 당황스럽지만, 그게 언어의 본질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변하고, 진화하고, 세대와 함께 나이를 먹습니다.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의 언어 사용을 보며 “문법 파괴”라고 혀를 끌끌 차는 건, 어쩌면 지나친 '라떼는' 감성일지도 모릅니다. 미국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슬랭이 표준어가 되고, 문법 규칙은 관용에 따라 변주됩니다. 그런 흐름을 억지로 거스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변화로 받아들이는 것이 건강한 태도 아닐까요?

결국 문화의 주류는 우리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옮겨갑니다. 그들에게 우리의 기준을 고집하는 건,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마이크를 놓지 않겠다는 고집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익숙했던 질서를 붙잡는 대신, 다음 세대가 만들어갈 언어를 관찰하고 배워가는 것. 그게 더 멋진 도권 넘겨주기 혹은 퇴장(조금 씁쓸하긴 하네요.) 일 듯 합니다.

영어도 그렇습니다. 끝내려 하지 마세요. 대신 유지해 보세요. 마치 건강을 위해 평생 하는 운동처럼, 언젠가 자연스럽게 몸에 밴 영어를 느끼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니까요.


나의 영어 해방일지 시즌1은 여기까지로 하고, 더 참신하고 재밌는 소재를 모아 시즌2로 돌아오겠습니다. 4달간 17편의 연재를 한주도 쉬지 않고 올렸었네요. 가끔은 일정에 쫓겨 부실하게 올린 글도 없지 않았나 반성하게 됩니다. 부디 조금이나마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영어 고민을 덜어드렸길 소심하게 바라봅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은 했는데, 도움이 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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