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산다'
어릴 땐 부모님이 “너 때문에 산다”라는 말을 하셨을 때, 그 말은 내게 짐처럼 느껴졌다.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나는 항상 그 말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어떤 부담이 되는지도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표현은 조심스럽게, 더 섬세하게 전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 또한 그들이 나를 사랑했던 방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살아간다는 건 단지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 곁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 사람들이 꼭 가족이나 연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친구일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스쳐간 사람일 수도 있다.
나는 한때 “나 때문에 산다”는 말을 들으면, 반드시 부자가 되거나 성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은 ’잘‘ 살아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단순히 숨 쉬며 존재하는 것, 그 존재로써 함께 기억을 남길 기회를 주는 것 자체가 사랑의 한 형태다.
시간은 유한하지만, 기억은 이어진다. 내가 사라져도 누군가의 추억 속에서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한 사람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남긴다는 것, 그리고 그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더없이 깊은 사랑의 방식이다.
이 진리는 나 자신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 역시 내가 살아가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남길 기회를 허락하는 것, 그것이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사랑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