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부치지 못한 너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To. 이 글을 읽는 너에게
안녕, 올해로 너를 만난지 얼마나 됐을까? 너는 나를 처음 봤을까, 작년에 봤을까? 언제 봤든 우리는 서로 깊이 아는 사이는 아니지. 가볍게 생각나서 너는 이 글로 들어왔을텐데, 너의 안부를 묻는 내 편지를 너는 어떻게 읽고 있을까.
25년도는 어땠어? 행복한 한 해가 됐어? 너의 한 해의 마무리는 어땠는지 궁금해. 사랑이 가득한 한 해였니? 위로가 필요한 한 해였니? 어떤 한 해였던 너니까 잘 해냈을 거고 앞으로도 잘 해낼거라고 나는 생각해. 그 한 해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 위해 너는 얼마나 많은 선택을 했을까. 그리고 그 선택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뎌내고 버텼을까? 수고 많았어. 너무 고생 많았어.
갑자기 왜 편지일까, 싶겠지? 나는 최근에 글이 참 안 써져서 고민이 많았어. 하지만 너에게 안부를 묻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너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고 싶어져서 궁리를 한 끝에 편지로 너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26년도의 시작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참 컸나봐. 달라진 내 모습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편지라는 말은, 사실 참 사람을 설레게 만들고 따뜻하게 만드는 단어인 것 같아. 그 대상을 생각하며 써내려가는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그 사람을 위한 시간이잖아. 그래서 나는 편지를 좋아해. 그래서 이 따뜻하고 좋아하는 걸 같이 공유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 온전히 너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오늘 나는 면접을 봐. 일을 안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지만 막상 일을 하지 않으니까 점점 쳐지고 그리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처지가 되더라구.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참 슬퍼서. 그래서 일을 하려고 마음을 잡았어. 면접을 보고 자기소개서를 내면서 지내고 있어.
며칠 전에는 내 인생이 종이 몇 쪽으로 평가 받는다는 사실이 문득 서글펐어.
면접이 끝나고 나오는데 엘리베이터의 '띵-.'하는 소리가 내 인생의 타이머를 알리는 것 같았어.
그렇게 허탈할 수가 없더라. 내가 적은 4년의 기간이 그렇게 밖에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인생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언젠가,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같이 일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나는 그렇게 지내고 있어.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
26년도 시작을 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어? 희망찬 하루를 시작하고 있어? 너의 일상과 생각들이 너무 궁금하다. 그리고 많이 보고 싶어.
From. 너를 깊이 생각하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