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면 슬퍼하지 말자

4월, 첫 번째 편지

by 오리온

To. A


봄이 되니까 자주 네가 생각이 나. 이렇게 글을 올릴 생각은 없었는데 아름답다는 걸 느낄 때마다 다시 너에게 편지를 쓰게 돼.


이게 편지의 묘미이지 않을까? 문득 네가 생각이 날 때, 처음 보는 곳을 봤을 때, 네게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 때, 바로 메신저로 전달하지 않고 차분하게 내 감정을 전달하며 너를 깊이 생각하는 것. 그게 편지의 묘미라고 나는 생각해.


오늘 벚꽃을 보러 갔다왔어(사진도 같이 보여주고 싶어서 첨부해). 내일 비가 온다는 소식도 있었고 그 전에 화려하게 만개한 벚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이 많더라. 그들도 아름다운 벚꽃들이 일주일이면 사라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서 이 시기에 한꺼번에 찾아오는 게 아닐까? 나무에게는 매번, 매순간 화려한 시기는 없는 걸 아니까 그들은 화려한 시기 만큼은 함께하고 싶었던 거겠지?


꽃의 화려함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워. 그런데 문득, 일상의 아름다움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어떨까 싶었어. 꽃이 있든 없든. 나뭇잎이 있든 없든. 그 나무의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매년 특정한 시기 동안 사랑을 받는 나무가 있는 것처럼 너에게도 사랑을 받는 시기는 찾아올 거라고 이전에 이야기했었지. 하지만 오늘 벚꽃과 사람들을 보며 나무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 또한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어.


나무를 사랑하게 되면 그 나무가 어떤 모습이던 사랑할 수밖에 없겠지. 그리고 그런 나무를 신경쓸 수밖에 없을 거야. 아프지 않을까, 함부로 누군가가 꺾지 않을까. 다른 사람 때문에 혹여나 다치지 않을까.


사람들이 화려한 그 시기만 사랑하기보다 나무의 일상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나무를 바라보며 매일 나무의 안부를 지켜보면 좋겠다. 그래. 그건 나를 대입하는 말이기도 해. 나의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면 좋겠다. 나의 일상을 같이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자주 해.


A, 너는 어때? 너의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니?

부디 없다고 생각해주지 않길. 나는 분명 너의 일상을 궁금해하니까.


From. A를 궁금해하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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