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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 Feb 05. 2024

내가 아직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를 보지 않은 이유

앤니오 모리꼬네를 추억하며

 


엔니오 모리꼬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지 한참 시간이 흘렀다. 아마 지금쯤은 개봉관의 상영이 모두 끝나고 OTT에서만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화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엔니오 모리꼬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영화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나 역시 '엔니오 모리꼬네' 라면 두 눈이 번쩍 뜨이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아직 안 보았을까?      

 

그 이유는 영화관에 가는 것이 번거롭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보고 싶기 때문이다. OTT로 보거나 나중에 동네 도서관에서 DVD를 빌려보면 된다(언제 비치될지 알 수없지만).

맛있는 음식은 빨리 먹는 것이 아깝다. 두고두고 아껴 먹어야 한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몇 년 전에 이미 별이 되었다. 그의 새로운 창작물이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다. 기존에 작곡한 음악이거나 기존에 촬영해 두었던 영상일 것이다. 어쩌면 그를 콘텐츠로 한 영상물은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 빨리 보는 것이 더욱 아까운 것이다. 물론 이런 분야에 대하여 식견이 전혀 없는 나의 단순한 생각일 뿐이다.   

  

나는 엔니오 모리꼬네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의 음악을 접하였다. 기타를 치면서 영화음악을 처음 접하였고 ‘석양의 무법자’‘시네마 천국’ 등 주옥같은 영화음악의 작곡가 이름이 ‘엔니오 모리꼬네’라는 사실은 한참 후에 알게 되었다. 그 후 그의 음반을 사게 되었고 나중에는 그가 연주하는 영상물(DVD)도 구입하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발음하기 어려워 잘 기억되지도 않는다. 그의 이름을 발음하기 위하여는 입술과 혓바닥이 오글거리며 뒤틀려야 하기 때문에 발음하기도 어렵다.     


그의 음악은 영화 없이 들어도 좋다. 때로는 가슴이 따스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이 날 정도로 서정적인 정서를 제공한다. 가끔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어린 시절의 장면으로 오버랩되는 장면에서 음악이 나오면 우리도 같이 아련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그의 음악은 영화와 함께 잘 버무려져서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련한 추억에 대한 그리움, 따스한 인간의 정 이런 것들을 느끼게 해 준다.    


그의 영화음악이 어떻게 음악 만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을까?


감히 우리가 영화음악의 거장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논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겠지만 이를 짐작할 수 있는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영상의 도움 없이도 영화 음악이 그 자체의 두 발로 스스로 서 있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는 했다. 그의 음악들이 영화와 만나도 거대한 시네마틱 한 시너지 효과를 내지만, 음반이나 콘서트에서 연주되었던 음악 그 자체만으로도 높은 예술적 평가와 전 세계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아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나무 위키>


이런 생각으로 음악을 작곡하였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음악만 들어도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음악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앤니오 모리꼬네의 연주실황을 보면서 항상 등장하는 소프라노 가수의 정체가 궁금하였다.

그녀는 내가 본  아레나, 뮌헨, 베네치아 공연 실황 중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옛날 옛적 서부에서) 

  A Fistful of Dynamite(석양의 갱들)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석양의 무법자)

 등 3개의 곡에서 항상 출연하였다.  

  

그녀는 멀리서부터 아련히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하고, 오케스트라와 합장단의 웅장한 사운드 위로 시원한 목소리를 뿜어내기도 하는데 이때 나는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내가 보유한 연주실황 DVD 겉케이스에서 그녀의 이름만 확인할 수 있었다.

'Susanne Rigacci'

그녀의 이름은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소프라노가 아니다.  우리 같이 취미로 음악을 듣는 사람으로서는 아주 유명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수가 없다.    

 

그녀에 관한 내용에 대하여는 <위키백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스웨덴 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고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에서 수상하고 활동하는 가수로 되어 있다. 

앤니오 모리꼬네는 그의  음악에 그녀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만약 클래식 음악의  화려한 소프라노 안네 네트렙코(러시아 출신)나 엘레나 가란챠(라트비아 출신)가 그 무대에 섰다면 어울리지 않았을 런지 모른다. 물론 앤니오 모리꼬네가 그녀들을 불러도 그녀들은 바쁜 스케줄 관계로 이에 응하지도 못하겠지만


이제 누가 앤니오 모리꼬네 영화음악 연주에서 그 절정의 목소리를 낼 것인가?

그녀가 아니면 그렇게 절절하게 표현할 수없을 것 같다.

앤니오 모리꼬네가 아닌 다른 지휘자가 지휘하는 연주에서도 그녀가 나타날 것인가?     

나는 엔니오 모리꼬네가 없는 무대에서도 그녀가 등장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OTT 서비스: 인터넷을 통하여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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