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2023 7/23
오늘은 내가 발리를 떠나는 날이다. 오전에 방을 옮기기 위해 매니저와 왓츠앱으로 연락을 하다 서로의 행운을 빌어줬다. 매니저는 Singaraja에 있는 남편의 고향에서 발리니즈 세레모니에 참여하느라 직접 작별 인사를 할 수 없어 미안하다고 했다. 매니저와 둘이서 소통했던 대화창을 쭉 내려보다 K가 인정했다. 이정도 대화했으면 둘이 베프라고.
근처의 판다와 해변(Pandawa Beach)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나섰다. 셋 다 그랩을 불러서 해변으로 향하는 길은 양쪽에 자리한 절벽 덕분인지 운치가 넘쳤다. 비치클럽에서 H는 아침, 점심 연속으로 나시고랭을 시켰다가 장렬히 실패했다. 본고장 맛이 왜 이래.
다시 돌아온 숙소는 또 말없이 룸을 업그레이드 해줬다. 우렁각시야 뭐야. 서비스해 준 거 티 좀 내주라... 나는 조금 쉬었다가 공항으로 향해야 했기에 근처 해변을 보기로 한 K와 H와는 이대로 작별 인사를 나눴다.
오랜만에 다시 재개한 K와의 여행은 언제나 그렇듯 열띤 대화와 느긋한 감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K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 여행기가 아니었다면 어제일도 가물가물한 요즘의 나로서는 이 여행을 기억해낼 수도 없었을 거다. 각자의 삶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최소 일주일 이상씩 이렇게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데도 나와 여정을 함께 해준 K에게 애틋한 마음이 든다. 우리 그래도 다음 여행에선 동선 좀 살펴볼까,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