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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자아

by 동원

나는 부모님이 선생님이신 가정에서 자랐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환경 속에서

'안정'과 '안정된 길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은 삶이었다.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너무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봤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면 그 모든 것이 나를 돌아보게 만든 필연적인 과정이었고, 그래서 오히려 감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그때의 나는

'나'가 아닌, 남의 인정과 감탄에 초점을 맞춘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급급했고

끊임없이 다음 단계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목적 중심의 삶이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성공의 루틴이 정해져 있다.

고등학교 → 좋은 대학교 → 취업 → 결혼 → 자녀 양육 → 자녀의 취업


이 루틴은 마치 쇠사슬처럼 우리 삶을 묶어두고 있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좌절과 허무에 빠지고, 목표를 이뤘을 때조차 "이제 뭐 하지?"라는 공허함이 밀려온다.

그 목표들이 본질적으로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목표가 삶의 목적이 되어버리면, 그 과정에서 '나'는 사라진다. 사실, 이 모든 목표는 잘 융합하여 이용해야 할 수단일 뿐이다.



두려움과 불안: 나를 발견하는 가장 솔직한 순간

그래서 지금 이 시기,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필요 없고

단 하나다.


나의 고유한 욕망을 정확히 알고, 두려움과 불안에 직면하는 것.

두려움 속에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숨어 있다.

실제로 나를 변화시킨 경험들은 모두 두려움을 직면했을 때 찾아왔다.


명동에서의 도전: '세상은 아직 따뜻한가?'라는 주제로 모르는 사람 100명에게 하이파이브를 요청했다. 71명이 응답해 줬고, 처음에는 부끄럽고 떨렸지만 그 순간 느꼈던 뿌듯함과 살아있음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감정이었다.

구마모토에서의 노래: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지만, 무작정 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일본 구마모토에서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서 거리에서 **'Night Changes'**를 불렀다. 처음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점점 사람들이 모였고, 14명이 내 앞에 서 있었으며, 7만 엔이 모여 있었다. 내가 나를 놀라게 한 순간이었다.

길거리 인터뷰: 처음은 많이 어려웠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세계관을 접할 수 있어 나의 기존 가치관들을 깨부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경험들은 모두 내가 두려움을 따라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려움은 내가 숨기고 있던 가능성을 끌어내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나에게 보내는 다짐

앞으로 지금 이 시기는

사회와 타인의 기준에 끌려가기 너무 쉽다.

그럼에도 어쩌면 나도 조금은 끌려가겠지만,

중요한 건 '나'를 잃지 않는 것이다.

깨지고, 무너지고, 망신을 추구하며

나는 나를 잃지 않고 끝까지 돌파하길 바란다.


배려하며 지혜롭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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