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 – 도덕의 눈금과 사회의 기준

경계가 사라지는 사회 → 규범의 흐림, 정당화의 일상화, 사회 기준의 해

by 김민영

작은 물건을 훔치는 행위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반복되거나 무감각해지면 결국 더 큰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

이 속담은 단순한 절도 행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도덕도 이와 유사한 경로를 따라 흐르고 있다.

누군가의 사상이나 행동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쉽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을까? 현대 사회는 다양한 배경과 가치관이 공존하는 복잡한 공간이다.

각자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옳음’과 ‘그름’은 단일한 기준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 또한 사회 구성의 핵심이다.

그러나 ‘다름의 수용’이 무분별한 정당화로 흐를 때, 우리는 어느새 도덕과 규범의 기준선을 흐리게 만든다.

처음엔 개인의 선택이라 여겼던 태도가, 어느 순간 사회 규범을 벗어나고, 다시금 범죄를 인식하지 못하는 무감각으로 이어진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경계, 자유와 무책임의 차이, 관용과 방임의 차이…

이 모든 선은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규별할 수 있을까?

도덕이 마치 물처럼 수면 위로 차오르다 넘치면, 우리는 그 선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는 다시금 묻는다. 사회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도덕의 눈금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작지만 무뎌진 감각이 거대한 무감각을 만든다면, 이제는 그 경계와 눈금의 재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정의 피로, 느끼지 못하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