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다

by 서채



모니터에 펼쳐진 잔잔한 바다의 푸른빛이 어두운 방안을 가득 메운다.


"가 고 싶 다"


뒤이어 모니터는 평화로운 해변이 보이는 하얀 커튼의 창가를 보여주며

'갈 수 없는 자'의 고통을 건드리는 악랄함을 떨친다.


"쉬 고 싶 다"



못 가는데..

못 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그래서,

안 간다. 안 쉰다.로 하기로 한다.



"가고 싶다" (안 갈 거다)


"쉬고 싶다" (안 쉴 거다)


흠. 이러니 한결 낫군.


어디선가 나타난 우리 딸.

내 뒤에 서서 모니터를 응시한다.



"우와. 아빠. 여기 어디야? 진짜 멋있다"



"가야겠다" (꼭 갈 거다)

"쉬어야겠다" (무조건 쉰다)



그래. 하루 안 벌고 아껴 쓰면 되지.


너 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




대신,

저녁은 사발면으로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