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음

by 서채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다 내 주변의 것들에 의미를 부여해 보기로 한다.

그런데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게 없어 반대로 의미를 박탈해 보기로 했다.


매일 보던 익숙한 것들을 하나둘 의미 없음으로 색칠한다.

색칠은 계속되어 이제 사람에게까지 그 작업이 확장된다.


의미 없음.

의미 없음.

의미 없음.


'의미 없음'은 회색을 닮았다.

주변이 온통 회색으로 칠해졌다.

다리 달린 회색 뭉텅이들이 이리저리 걷는 모습이 참 우스꽝 스럽다.


의미 없음의 집합 안에서 난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의미를 찾으려 했는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조금 더 나은 의미를 찾기 위한 연습이라면

난 흔쾌히 망각의 세계에 다시금 빠질 준비가 되어있다.


오늘을 기억 못 할 내일이 참 다행스럽다.


내일의 희망을 위해 오늘의 '의미 없음'에 의미를 부여하는 내 모습이 참 대견하다.




'의미 없음'들에게 내 소중한 감정은 적당히 소비합시다.


특히, [사과]는 적당히 먹여줍시다.